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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결정하고 그만 두시는 시터 이모 다음 분도 구하지 않았다. 이제 6월부터는 우리 가족끼리 아이를 돌보면서 생활을 해야한다. 이번주가 이모 마지막 주다. 벌써 눈물이 나고, 미리 편지를 써보니 오열이다. 그동안 너무 감사해서. 평생 못볼 사이도 아니고 시간내서 볼 수 있지만, 또 살다보면 서로 인생이 바쁘니 또 금방 보기도 힘들 것이다. 절친들도 1년에 두번보고 만족하는데 시터이모는 오죽하랴. 그래도 언젠가 꼭! 시간내서 아들 데리고 인사드리러 갈 것이다. 이렇게 인생을 살면서 은인 한분을 만났고 헤어지게 된다. 인연의 시작은 걱정이 한가득이었으나, 그 끝이 이런 깊은 아쉬움이라니, 감사한 인연이 되어주셔서 감사하고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나의 퇴사가 늦어지는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학원비를 벌어놓고 시작하고 싶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이기에 한껏 움츠려지게 된다. 여기에 또 회사가 매각되면서 좋은 기회가 또 있을까 싶어서 딱 하이에나 꼴이다 지금. 어차피 퇴사할거 맘껏 기회주의적 발상이 펼쳐질때,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재깍재깍 시간은 흘러간다. 그 헛된 희망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지도 않고 일말의 희망일 뿐이라고 생각이 들긴한다.

직장, 육아, 공부를 병행했던 시간이 기적같다. 지금은 정신이 차려지지 않는다. 저 셋 중에서 하나를 빼야한다. 나는 직장을 빼기로 했었다. 직장을 빼면서 후에 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함이지. 그런데 막상 빼려니 당장의 허전함, 경제적인 불안함, 회사매각이라는 변수가 생겨서 다시 세가지를 일단 하면서 버티자는 희망고문을 시작했다. 그시간이 흐르면서 공부시간을 놓치고는 있다. 어리석은 결정일지 몰라도 지금 내 마음은 그런 것이다. 공부 못할 바에얀 돈이라도 챙기고 싶은 1차원적인 생각.

뭐 어쨋든 깃털같은 무게만큼이라도 공부에 대한 막중함을 안고 가고 있다. 이제 뭐 지금의 직장이 어떻고, 얻고 싶은 직장은 어떻고 고민의 시간은 전혀 아니다. 답은 명확하고 실행의 방법에서 변수가 생긴 것. 그거 하나로도 나는 그래도 요즘 마음이 안정된다. 이 마음가짐이 없었다면, 회사가 매각했을때 당황했을 것 같다. 이미 심적으로 오천키로 이상 떨어져있기에 이 사실을 남 일 구경하듯이 보는 것이다. 좋은 태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할 만큼 했고 정도 제대로 떨어진 것 같다. 이 회사에 내미래는 없었다는걸 알았지만, 매각한 뒤 그 회사에는 내 미래가 있을까? 잠시 생각도 해보긴 했으나 (그냥 상상의 재미를 위해) 역시 없을 것 같다. 이미 또 나는 답정녀지.

미래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다. 그때까지 건강히 살아있는게 요즘 목표이기도 하다. 불안한 미래에 잠식되지 않고 싶다. 사람이 현재를 살아야하는데 과거에 있으면 계속 우울하고(후회되는 점때문에), 미래에 있으면 불안하다. 현재에 있어야 한다. 내가 하기로 한 일을 오늘 현재 열심히 하자. 그리고 건강하자. 요즘 다들 아파서 속상하다. 건강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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