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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해본게 참 다행이다. 오랜만에 사진첩을 보다가 직장동기들과의 추억을 많이 되새기게 됐다. 지금도 연락하는 사이지만 코로나도 있고 하니 더 아련하다. 광화문 한복판에서의 나의 지난 직장생활은 그래도 좋게 남아있다. 내가 지금은 요모양요꼴이지만 그래도 결국 나이들면 추억으로 사는것같다. 내가 젊었을때 광화문, 용산, 삼청동에서 직장생활을 했다는건, 나중에 서울가면 신나게 맛집과 카페를 돌아다닐 동력과 지인들이 있다는것, 곱씹을 추억이 많다는것이다. 나이가 들면 결국 추억이구나 진짜. 그리고 요즘은 또 새로운 집단(?)에 속하게됐다. 그렇게 친하게 될 줄 몰랐는데 오랜만에 어딘가에 소속감을 느끼니 굉장히 신났다. 사람은 사회적동물이구나, 난 외향적인 내향인이구나를 느꼈다. 내향인은 맞음.


휘태커스 키위맛 좀 ㅜ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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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름 회사를 박차고 나온 케이스다. 이건 자랑도 아니고 그렇다고 잘못한 일도 아니다. 그냥 나의 상태를 알리기 위해 써봤다. 취업난이 힘들지만 취업하고 나서도 살아남기는 힘든 법이다. 그래서 처음에 아예 들어갈 때 좋은 회사에 들어가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한번 취직하면 되돌리기가 은근 어렵다. 그리고 첫 물이 중요하다. 아예 처음부터 '직무'에 완전히 집중해서 직무관련 커리어만 쌓겠다고 생각하면 중소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규모가 작은 곳에서 시작하는 것도 매우 좋다. 왜냐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뚜렷하기에 본인은 그 필드에서 경험을 하고, 회사에 지나치게 희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회사가 너무 힘들게하면 박차고 나올 기회도 있다. 또 적당한 때에 본인이 점점 더 나은 환경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자신만의 원하는 '직무'가 없을때는 아예 다른 이야기다. 그냥 사무직으로 지원을 했을때는 확실히 첫 물이 중요하다고 본다. 하다못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는 많이 갈 수 있겠지만(중소기업을 낮게 보는게 절대 아니라 규모를 말하는 것)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가기는 힘들다고 한다. 왜냐면 사실 하다보면 거기서 거기인 일이기 때문이다. 내 몸값을 높이기엔 사무직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이걸 역으로 생각해서 차라리 나는 대학생때 더 실험적인(?)과를 선택하거나 했어야 한다. 그저 나는 경영학과 간 것에 만족하고(도대체 내가 뭘 바라고 뭘 만족했는지 조차 모르게 아무 생각이 없었다는게 더 맞다) 별 고민 없이 졸업만 했었다. 그런데 그러면 안됐다.

 

내 생각에는 일단 '내가 바라는 삶의 형태'를 정하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바라는 삶이 정시출근, 정시퇴근을 취우선으로 하며 남은 시간 취미를 즐기는 편이라면 그냥 사무직도 나쁘지 않고, 공무원도 좋을 것이다. 사범대를 생각해도 좋을 것이고 교직원도 좋을 것이다. 이 외에도 무궁무진하다. 바라는 삶이 이와는 조금 다르게 출퇴근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고 시즌이나 프로젝트 마다 움직이는 편이라면 좀 선택의 범위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는 회사라든지, 여행사, 행사관련 회사 기타 등등 조금 회사의 모습이 다를 것이다. 그냥 돈만 바짝 벌겠다고 생각하면 대기업이나 은행이 좋을 것이고, 프리랜서로 살고 싶으면 미리미리 대학생때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다. 하다못해 일반 회사 공채에 지원하더라도 이러한 성격에 따라서 부서를 다르게 지원할 수도 있다. 그냥 무조건 아무데나 지원하기엔 이후의 내 라이프 스타일이 너무 많이 바뀔 것이다.

 

나는 그런것도 생각할 틈이 없었다. 여자나이 28세에 고시공부하다 실패한 케이스로 절박하게 대학교 4학년 취업스쿨을 다니면서 취업을 준비했다. 그때는 다들 뭐에 홀린듯이 '무조건 되면 가라'였다. 그렇게 나는 그래도 최고의 노력을(그때당시)해서 취업을 했고, 영 주먹구구 식의 회사로서 완벽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운이 좋게 좋은 선배, 좋은 동기들, 나쁘지 않은 시스템 속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 이상한 쪽으로 흘러갔다면 내 인생도 참 더 힘들었을 것이다. 나는 주체적으로 박차고 나오거나 부서를 변경해달라고 강력하게 주장할만한 재목은 못됐기 때문이다. 모든게 운이었다. 내가 좋게 해석해서 그런것일지도 모르고,사실 이 회사가 아니었으면 더 나에게 날개를 달아줄 곳에 들어갔을 지도 모른다. 가보지 않은 길은 모르는 것이다. 다만 다 좋게 생각하고 나도 이를 밑거름으로 나아가면 된다. 약 7년 간의 회사 생활에서 그래도 좋은 인연을 만난 것이 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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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핑거스 팬케익에 다녀왔었다. 이때 우한폐렴 얘기가 돌기 시작했었나. 19일이었으니 말이다. 이게 내 우한페렴 전 마지막 사회활동 ㅋㅋ설 뒤로는 아직도 집에서 못나가고 있다. 이때까지만해도 나에게 직접 이렇게 타격이 있을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즐거웠던 시간.

굉장히 아메리칸 스타일의 느낌으로 가볍게 즐길수있다. 음식에 비해 가격은 가볍지 않다. 원가 생각해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버터핑거스팬케잌은 수익구조가 매우 탄탄해서 이리 오래 버틸 수 있는 것 같다. 자리도 안바뀌고 꽤 오래 있다. 커피가 리필되는건 아주 좋다.

외국사람들이 꽤 많아서 앞뒤로 다 외쿡인들이었다. 갑자기 어학연수 온 기분이다. 내가 인생 후반때쯤 소원이 있다면 가족끼리 외쿡에서 오래 있어보는것이다. 한달 여행이 딱 좋을것같고 여건이 된다면 죠니 어학연수겸 좀 더 있었으면좋겠다. 외쿡인들을 보면 왠지 괜히 외국에 있는것같은 리프레쉬됨이 있다.

동기들은 모여서 근황토크를 했다. 경영직무 동기들만 있던건데 4명중 3명은 퇴사를 했고 1명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그에게서 전해듣는 회사의 투비컨티뉴가 너무 재밌었다. 내가 퇴사할때는 공교롭게 회사 사주가 바뀔때였다. 그 뒤로 회사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었고, 조직이 어떻게 변했는지 들으니 재밌었다. 강건너 불구경이니 재밌는거겠지.

내인생 최악의 인연이었던 한 상사는 아직도 그러고 사는거보면 뭐 회사명줄이 참 길다 싶다. 그 명줄은 다른사람을 태우고 잘라서 만든것이니 언뜻보면 문제 없어보이지만 그 나이 먹고 그 직책이 되고 회사에 밥먹을사람 하나 없고, 단 한명도 그를 좋게얘기하는 걸 본적이 없는 그런 인생도 참. 말년에 잘리지만 않으면 뭐 악당이 그러하듯 잘 먹고 잘 살 수도 있겠지만 주변에 아무도 남지 않을 것이다. 사실 연민조차 안든다. 100프로 자기가 자초한 일이니 말이다. 그저 이렇게 오랜만에 본 친구들이랑 에피타이저로 씹어대기 딱 좋은 정도의 수다였다.

이런저런 얘기를하고 짧고 굵게 있덕 헤어졌다. 아 원래 버터핑거스팬케익 쓰려다가 일기를 써버렸네. 편집시간은 없고 얼릉 공부해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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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퇴사 그림을 그린지 10개월만에 퇴사를 하면서도 퇴사시 정신이 없었다. 퇴사 후의 행정적인 문제도 생각도 구체적으로 못했다. 퇴사 후 부랴부랴 했던 일들을 챙겨보면 좋을것같아 글을 써본다.

1.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
남편이 직장인 등으로서 나를 피부양자 등록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국민건강보험으로 전화해 피부양자 등록해야한다. 부양자가 직접 전화를 해서 신청해야하고 간편하게 바로 된다.(국민건강부험 전화번호 1577-1000) 퇴사후 따로 납부 통지 지로가 오고 거기 납부기한이 있는데, 피부양자로 등록되면 안내도 된다고 한다. 기한은 약 90일(약 이라고 쓴건 기산점을 정확히 몰라서다)안에 피부양자 등록이 되면 따로 납부통지 오는 금액을 안내도 된다. 90일 안에 등록되면 납부의무가 소급해서 사라진다고 보면된다. 정확한건 1577-1000으로 전화하면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신다.

2.일반 퇴사시 국민건강보험 고려사항
혹은 다른 사정이 있어 이 케이스가 아니라면 또 하나의 고려사항이 있다. 직장보험가입자로 보험료를내는게 지역가입자보다 저렴한 편이라고 한다. 그래서 퇴사 후엔 자동으로 지역가입자 전환이 되는것같은데 이에 대한 안내서가 지로로 온다. 잘 보고 거기써있는대로 납부하거나 아니면 3년정도 직장가입자로서 보험료를 납부하는걸로 할수있다고 한다. 지역가입자 전환 유예라고 보면 된다. 나도 이걸 하려다가 피부양자 등록하면된대서 바로 피부양자로 등록했다.

3.어린이집 맞춤반 전환
종일반으로 다니고 있었다가 퇴사 후 맞춤반으로 전환된다. 이 전환시기는 원장님도 정확히 모르시는데 동사무소에 전화하면 빠른것같다. 나는 7월에 퇴사를 했고 7월은 아무래도 종일반이 유지되는것 같았고 실제로 그랬다. 그런데 이게 행정적인 절차 문제때문인지 퇴사한날 바로 전환도 아니고 그 다음달도 아니었다. 확실히 확인되는 달이 있고 동사무소에서 전화가 왔었다. 이 문제는 나도 정확히는 모르기 때문에 미리 알아보거나 맞춤반으로서의 시간을 미리 잘 파악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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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팍 하고 맞을때 말고 꾹 눌렸을 때도 멍이 생기는구나. 내 팔에 큰 멍이 들어있다. 100프로는 아닌데 아마 내가 손톱으로 엄청 꾹 눌러서 그렇게 된것같다.

나는 눈물이많아서 누군가와 감정적인 대화를 할 때 힘들다. 그냥 속상하고 분하고 하고 친구끼리 털면 몰라도 뭔가 내 의사를 똑바로 전하는게 힘들다. 똑바로 전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클수록 이렇게 혼자 과잉 감격해버린다. 예컨대 베프 결혼식 축사라든지 퇴사 전 마지막 감사인사 등이다. 내가 그녀를 얼마나 좋아하고 사랑하는지, 회사에서 그분들에게 얼마나 감사했는지 혼자 막 상상에 상상에 팩트가 막 맞물리면 혼자 오버하는것이다. 혼자 감격해 ㅋㅋ

그래서 내가 회사에서 2시간이 넘게 감사인사를 돌면서 누군를 만날서 이야기할때마다 울음을 참으려고 자해수준으로 ㅋㅋ 꾹 ...눌렀던게 이리 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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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직전에 내 모함을 하고 다니는 부장을 보니 다음번 사회생활 극기훈련을 시켜주는가싶다. 그동안 사람 취급 안했는데 지도 사람이라고 발악한다. 내인생에 악인으로도 기억한켠 내주기도 싫었는데, 지금도 그렇지만 나중에 뭘 기억해서 복수하겠어 이런 맘도 너무 굴욕적이다. 그저 혹시 마주치면 죽ㅇㄷ...정도^^사회적으로 매장시켜버린다.

가라매출 증거 가지고 윗선에 보고하는거 따위 일도 아니고 노조가지고 장난친거랑 법카내역 뒤져 니네집 수색만해도 각 나온다. 나가는 사람한테 뒤집어 씌우는 것도 정도껏해야지. 인간이 못돼 정도라는걸 모른다. 내가 맡았던것중에(내 일도 아니라고) 몇개가 문제가 있는데 퇴사하게 돼 상황이 힘들다 정도까지면 귀엽게 봐줄라고 했어. 가라매출이라고 해도 말이야. 거기서 적당히했어야했다. 이 미친인간아. 인간도 아닌것이 어디서 깝치고 다니다 걸리면 진짜 내가 가만안둔다.

너도 찔리지???휴가 날인데도 나와서 슬슬 눈치보다가 아침에 겨우 애들 불러놓고. 새로운 사주가 오면 너무 불만사항을 말하지 마라. 진짜 깝도 정도껏 쳐야지. 그리고 슬슬 눈치 또 보다가 우리 다 외근가는데 그사이 사라져서 오후 내내 없더라.  잘가라는 인사조차 네가 생각해도 쪽팔리지???톡으로 조차 인사도 못했지?? 너 진짜 내가 담번에 엮이면 가만안놔둔다. 그것만 기억해라. 내가 한소리 하려다 그것마저 아까워 여기다 쓰고 이제 풀란다.

인생 살면서 죄책감 없이 누군가를 짓밟아도 된다는 든든한 감정풀이대상이 생겼다. 오로지 남들을 짓밟고만 다니고 나도 그렇게돼서 자존심이 상할정도다. 내 퇴사순간 나를 죄인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봐요 난 공부하려고 퇴사하는거요. 당신 사업이 잘되든말든. 안될거지만. 암튼 죄책감없이 누군가 내인생에서 짓밟아야한다면 좋은 카드로 남겨둘게. 복수심도 나에겐 치욕이다.

완전한 퇴사 날에 또 뭔가 훅 올라올수 있겠으나 오늘 이쯤에서. 이것도 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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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한다. 회사의 부당함에 치를 떨다 가는 것도 아니고 워라벨을 못챙겨 쩔쩔매다가 어쩔 수 없이 그만두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무엇 때문지 굳이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내 선택에 자신없는건 아니다. 무르익을때까지 혼자 안고 가야지.

결국 이직때문이다. 다른 일, 나만의 일을 하고 싶다. 배운게 또 이거라고 이 길을 선택했다. 과거에 자신없던 것은 좀 사라졌다. 사회에 나와보니 안 힘든 것은 없었다. 어차피 똑같이 끙끙대고 힘들고 야근할 것이라면 나만의 일을 하는게 덜 힘들다. 나는 그렇게 판단했다.

어제 친한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며 이런 얘기를 했다. 미래나 노후에 관한 것들 말이다. 앞으로 우리들은 어떤 일을 하게 될까. 단기적으로는, 매각된 회사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거나 대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이직에 도전하다가 성공할 수도 있고 그냥당분간 다닐수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 회사 부장이 될 수도 있고 회사사업부가 없어질 수도 있다. 결국, 어차피 알 수 없다.

새로운 길의 스케쥴을 따르자. 결론내고 오늘은 사직서를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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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적인 순간이었다. 외근이 잦은 그분과 딱 둘이(부장은 있든 말든) 있게 됐다. 내가 입사했을때부터 호의적으로 대해주셨던 분이다. 일단 말씀드렸다. 잠시 드릴 말씀이 있다고 말이다. 내 입장에서는 진짜 초특급 용기였다. 난 원래 누구 얘기를 일부러 듣지도, 내가 일부러 내 얘기를 하지도 않는 성격이라(극소심) 뭔가 '얘기 한판 할까요'하는걸 해본적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근 나는 굉장히 붕 떠 있었다. 아마 나에게 호감이 딱히 없는 일반적인 상사였다면 나는 이미 지적을 몇번이나 받았을 만 하다. 하긴 부서 특성상 근데 누가 누구를 지적할 상황은 아니었다. 제각기 갈 길이 너무나 달랐고 남의 일을 케어하는 것은 그 아무리 직속 상사라도 월권과 같이 여겨졌다. 이 구조가 나는 또 숨이 막히긴했다. 모두 각각의 사업의 PM인데 이게 좋게 말해 PM이지 완전 분업 제로에 비효율 끝장판이었다.

사유는 조금 뭉개서 말했다. 뭉갰다기 보다 사유 10개중 제일 중요한거 한개를 제외하고 9개를 말한 셈으로 볼 수 있다. 상대를 굳이 믿지 못하거나 말하고 싶지 않은건 아니었다. 그런데 또 굳이 얘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건너건너 공부한다고 그만두는 사례가 드물게 있긴하다. 진심으로 나는 그런 사람들의 도전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그런 사례로 알려지는건 부담.

차장님은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셨다. 담담이 들어주는 것에서 인생의 내공을 느꼈다. 최근에 느낀게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단 한 문장이라도) 들어주는게 참 힘들다는 것이다. 친한 사이인데도 내 말을 항상 자르는 느낌을 받으면 잘 말을 안하게 된다. 그런데 이분은 담담하고 차분히 들어주시는걸 이번에 제대로 느꼈다. 그분은 아이가 없지만, 그런 상황에서 내가 구구절절 설명하는 워킹맘의 고충이라든지 그런걸 충분히 생각해보시고 공감해주셨다. 놀라웠다. 고마웠다. 앞으로 사회에서 다시 어떻게 만나든, 나도 도움되는 인간이 돼야겠다고 느꼈다.

다른 분들도 그런 점이 한 둘은 있다. 이 회사는 그래도 나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사람을 말이다. 그 누구보다 심적으로 편하게 느낄만한 사회친구들을 얻었고, 동료로서 지냈던 전우들이 남았다. 살면서 추억과 에피소드를 공유할 것이고 그건 무르익어서 더욱 재밌어 질 것이다. 그걸로 같이 또 오래오래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인생 한 부분에 대해 같이 수다도 떨 것이다. 그런 점이 너무 좋다.

그리고 사회생활에 대한 자잘한 팁도 얻었다. 조직이라는 생태에서 먹고 먹히는 관계에 관한 것이다. 내가 언젠가 중간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경우 진짜 이딴 짓거리만큼은 하지 말자. 다 못해도 이것만은 잘하자 같은 것이다. 난 어떤 부장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데 바로 이 부장때문에 이 원칙들이 생긴 것이라고 봐도 좋다. 중간에서 이간질과 정치질을 하는것에 너무 질리고 놀라서 '아 회사에서 기술이나 특기가 없으면 저렇게 살아남아야 하는구나'하고 나에게 전문 자격자가 돼야함을 깨닫게 해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나름 인생에 도움이 된 걸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라도 사회에서 마주치고 싶지 않다. 인간성이고 뭐고 다 떠나서 업무적으로 정말 최악이었다.

많은 것을 배웠고, 좋은 분들을 만나서 행복하다. 지금 갑자기 퇴밍아웃하듯이 되긴 했지만 내 심적으로는 이미 올해 1월에 퇴사한 느낌이다. 퇴사가 무르익었다. 너무 물러서 익어 터지기 전에 빨리 이제 나와야한다. 원래 5월 말까지 하려던게 6월말이 됐다. 회사에서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싶지만, 아무래도 인사해야할 분들이 많다. 인사해야할 분이 많다는것도 감사하다. 이익 집단에서 내가 너무나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았던 것 같다.

 

나의 첫 퇴밍아웃을 축하해주는것 마냥, 얼떨결에 내손에 들어온 행사용 꽃다발

매우 큰 걸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완전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길로 들어섰다. 이제 나는 끝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다시 새로운 형태로 얻었다. 근데 이럴때마다 뭔가 그래도 기회는 온다고 믿는다. 비워야 새로운게 채워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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