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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들이 더 있긴하지만, 경영직 4명은 유난히 돈독하다. 매일매일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맘도 잘 맞는다. 사회에서 이런 친구들이 생기다니, 이번 직장은 보람있었다. 진심.

4명 중 한명은 아직 나와 함께 재직중, 두 명은 각각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 이직한 친구 중 한 친구는 내가 정말 가고 싶은 회사에 이직했다. 너무나 가고 싶지만 애엄마는 좀 하기 힘들 것같은 곳이고 지금은 내가 시험공부를 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언젠가 한번 꿈꿔볼만한 정도로 맘속에 넣고 있다. 그때까지 내가 체력이 있다면 말이다.

아무튼 그 회사의 얘기를 도란도란 하면서 대리만족을 하기도 하는데, 거기도 직장이기 때문에 그저 순수하게 좋아만 하는 내 말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싶어서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나름. 내가 아무리 좋다좋다 가고싶다가고싶다 해도 친구에게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 한 친구는 유망 산업의 최전방에 나가있다. 정글이라 표현했다. 분명히 힘든점도 많고 하긴할텐데 그래도 예전 직장(지금 내 직장)보다는 배울 점도 많고 앞으로 나아가는 기분이 들어보인다. 아직 나와함께 재직 중인 친구는 요즘 현타가 와서 아무런 의욕이 없어 보인다. 그래도 맘속에 꿈이 있어보여서 좋았다. 다들 멋진 친구들이다. 내가 여기 껴있어서 영광이다.

가끔 내가 아쉬움을 느끼는 점이 있다. 합격할 뻔 했던(?) 대기업에 탈락했던 것이다. 당시 수험생활을 그만두고 취직했을때 최종면접까지 갔던 대기업이 있었다. 너무너무 아쉬운 점이 있었기 때문에 가끔 자괴감이 들때까지 있는데 그때 거기에 합격이 안되고 다음 기회에 이 직장에 올 수 있었던 것이 오히려 행운으로 느껴질 만큼, 여기서의 인연이 매우 소중하고 고맙다.

이 직장에 와서 이런 친구들을 만나게 됐고, 또 이 자리에 있는 친구들 외에 좋은 동료들도 만날 수 있었다. 사람으로 치면 정말 퇴직하기 아까운 회사는 맞다. 회사에 대한 애정이 그래도 내가 많이 있는 것 같다. 이날은 내 퇴직축하 자리까지는 아니었지만 퇴직 예정 사실을 공식화했다.(라고 하기엔 이미 다 말했음ㅋㅋ) 그냥 오랜만에 이렇게 4명이서 모여서 노는게 좋았다. 다음번 자리가 아마 내 퇴직모임일 것 같다!~

요즘 나이가 들었는지, 아니면 퇴직을 앞두고 좀 센치해졌는지 지난 날을 돌아보게 된다. 힘든 점도 많았지만 지금 이렇게 이 글을 쓰고 있고 감사하고 고마운 인연들도 있고 많은 도움을 받아 이자리에 있는 것 같아 하나하나 다 감사하다.

수험생활이라는게 한 번 해보니 세상과 자의로 단절시키는 느낌이라 벌써 고독하다. 내가 내 의지로 깊은 바닷속으로 풍덩 다이빙을 해서 알아서 구명정을 만들어서 타고 나와야한다. 그때그때 파도와 온도에 따라 구명정을 잘 만들어낼 수도, 결합이 잘못돼 중간중간 부셔질 수도, 시기가 안좋아 파도가 유난히 거칠 수도 있다. 그걸 다 이겨내거나 견뎌내고 무조건적인 절대 시간(1년 단위로)을 지나야한다. 육아도 해야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과는 다를 것이다.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출항!!!!

이런저런 느낌을 느끼면서... 회사 파일도 정리하고, 인수인계 파일도 혼자 만들고, 주변 정리도 하고, 그와중에 몰래 공부도 하고, 수험계획도 짜고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요즘 이론공부할때 '무슨 말을 해도 목차를 잡고 논리정연하게 쓰기'연습을 하는데 그에 비해 포스팅은 항상 의식의 흐름대로 정신없이 쓰고 있다. 하지만 그냥 이것또한 내 2019년 4월의 어느날을 날것으로 담기에 충분하다. 기록은 강력하다. 요즘 예전 일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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