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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름 회사를 박차고 나온 케이스다. 이건 자랑도 아니고 그렇다고 잘못한 일도 아니다. 그냥 나의 상태를 알리기 위해 써봤다. 취업난이 힘들지만 취업하고 나서도 살아남기는 힘든 법이다. 그래서 처음에 아예 들어갈 때 좋은 회사에 들어가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한번 취직하면 되돌리기가 은근 어렵다. 그리고 첫 물이 중요하다. 아예 처음부터 '직무'에 완전히 집중해서 직무관련 커리어만 쌓겠다고 생각하면 중소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규모가 작은 곳에서 시작하는 것도 매우 좋다. 왜냐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뚜렷하기에 본인은 그 필드에서 경험을 하고, 회사에 지나치게 희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회사가 너무 힘들게하면 박차고 나올 기회도 있다. 또 적당한 때에 본인이 점점 더 나은 환경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자신만의 원하는 '직무'가 없을때는 아예 다른 이야기다. 그냥 사무직으로 지원을 했을때는 확실히 첫 물이 중요하다고 본다. 하다못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는 많이 갈 수 있겠지만(중소기업을 낮게 보는게 절대 아니라 규모를 말하는 것)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가기는 힘들다고 한다. 왜냐면 사실 하다보면 거기서 거기인 일이기 때문이다. 내 몸값을 높이기엔 사무직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이걸 역으로 생각해서 차라리 나는 대학생때 더 실험적인(?)과를 선택하거나 했어야 한다. 그저 나는 경영학과 간 것에 만족하고(도대체 내가 뭘 바라고 뭘 만족했는지 조차 모르게 아무 생각이 없었다는게 더 맞다) 별 고민 없이 졸업만 했었다. 그런데 그러면 안됐다.

 

내 생각에는 일단 '내가 바라는 삶의 형태'를 정하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바라는 삶이 정시출근, 정시퇴근을 취우선으로 하며 남은 시간 취미를 즐기는 편이라면 그냥 사무직도 나쁘지 않고, 공무원도 좋을 것이다. 사범대를 생각해도 좋을 것이고 교직원도 좋을 것이다. 이 외에도 무궁무진하다. 바라는 삶이 이와는 조금 다르게 출퇴근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고 시즌이나 프로젝트 마다 움직이는 편이라면 좀 선택의 범위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는 회사라든지, 여행사, 행사관련 회사 기타 등등 조금 회사의 모습이 다를 것이다. 그냥 돈만 바짝 벌겠다고 생각하면 대기업이나 은행이 좋을 것이고, 프리랜서로 살고 싶으면 미리미리 대학생때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다. 하다못해 일반 회사 공채에 지원하더라도 이러한 성격에 따라서 부서를 다르게 지원할 수도 있다. 그냥 무조건 아무데나 지원하기엔 이후의 내 라이프 스타일이 너무 많이 바뀔 것이다.

 

나는 그런것도 생각할 틈이 없었다. 여자나이 28세에 고시공부하다 실패한 케이스로 절박하게 대학교 4학년 취업스쿨을 다니면서 취업을 준비했다. 그때는 다들 뭐에 홀린듯이 '무조건 되면 가라'였다. 그렇게 나는 그래도 최고의 노력을(그때당시)해서 취업을 했고, 영 주먹구구 식의 회사로서 완벽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운이 좋게 좋은 선배, 좋은 동기들, 나쁘지 않은 시스템 속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 이상한 쪽으로 흘러갔다면 내 인생도 참 더 힘들었을 것이다. 나는 주체적으로 박차고 나오거나 부서를 변경해달라고 강력하게 주장할만한 재목은 못됐기 때문이다. 모든게 운이었다. 내가 좋게 해석해서 그런것일지도 모르고,사실 이 회사가 아니었으면 더 나에게 날개를 달아줄 곳에 들어갔을 지도 모른다. 가보지 않은 길은 모르는 것이다. 다만 다 좋게 생각하고 나도 이를 밑거름으로 나아가면 된다. 약 7년 간의 회사 생활에서 그래도 좋은 인연을 만난 것이 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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