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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또 심정의 변화가 찾아온건지, 아니면 엄마의 행동을 더욱 더 정교하게 모방하는 건지 확실히 또 어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좀 더 과격해졌다. 엄마한테 혼나면 휙 하고 삐지고 한번더 내가 무시하면 으앙~~!! 하면서 가서 침대를 막 손바닥으로 치는 것이다. 속상한 마음을 과격하게 표현하게 되나부다.

자꾸 요즘 협박을 하는데, 사실 좀 귀엽다. 놀이터에서 더 놀고 싶은 아들에게 '이제 가자'하면, 싫다고 해야하는데 본인도 그냥 저항을 하는게 주 목적이 돼버리니까 갑자기 '나 이제 놀이터 안 올거야!!!!' 하고 버틴다. ㅋㅋㅋㅋ 그럼 나는 신나서 '그래 이제 오지 말자~'하면 또 '싫!어!' 겁내 단호하다. 엄청 귀엽다. 그렇게 실랑이를 하다가 안울고 달래져서 들어오는게 신기할 정도다.

말로 훈육을 한답시고 몇번 강하게 말을 하면 울기도 하는데, 떼써서 성취하는걸 막으면서 속상한 마음을 달래주는 융통성의 지점을 찾는게 좀 힘들긴하다. 하지만 최대한 잘 그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조건 원칙대로만 하면 너무너무 속상해할때가 있다.

대부분 내가 원칙대로 하면(밤에는 유튜브가 안나온다든지) 잘 설득되는 편이다. 하지만 이틀전에는 너무 속상해해서 틈을 만들어 줬다. 요즘 블루투스 스피커로 자기 전에 방탄소년단 노래를 듣는게 취미인데 평소대로 2개만 듣고 이제 자자 하니까 이날따라 너무 노래가 듣고 싶었는지 더 듣자면서 단번에 울어버리는 것이다. 너무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나왔지만 얘가 왜이러나 싶기도하고. 울다 그치겠지 싶어서 좀 놔뒀다가(20초?) 점점 심해지는데 울음이 잘 들어보면 떼쓰는게 아니라 진짜 엄청 속상해하는거다 ㅋㅋㅋㅋㅋㅋ 아 넘 귀여워. 그래서 나도 아차 싶어서 누워서 울고 있는 애를 번쩍 들어서 꼭 안아주면서 일단 달래줬다. 형아들 노래듣고 싶은데 엄마가 두개만 듣고 안된다고 해서 속상했어? 하니까 '흐어헝어허겅 응 ㅜㅜㅜ'한다. 그럼 두개만 더 들을까? 하니까 바로 그렇다고 한다.

이럴때 나는 항상 고민이 된다. 왠지 이러면 '울면 엄마가 들어준다'고 생각할까봐 걱정되는 것이다. 틀어주는게 싫어서가 아니다. 음악 한두개 듣는게 뭐 대수랴. 근데 이걸 계기로 앞으로 다른 일에도 울면서 해결할까봐 걱정이 됐다. 그런데 다행히 그 다음날에는 내가 처음부터 3개라고 해서 그런지, 딱 그것만 듣고 껐다. 항상 부족한 엄마 말을 잘 들어줘서 고맙다.

말도 잘하고, 이해도 잘하고, 따라하는 것도 잘하는 39개월이 됐다. 무럭무럭 그저 존재만으로 감사하다. 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좋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더 대화하고 싶고, 여기저기 산책도 같이 하고 싶은데 그러면서 또 서로 으르렁 대기도 한다. 서로 싸운다는 표현은 좀 웃기지만, 그래도 아이한테 '우리 오늘 속상했던거 얘기해보자. 오늘 이러이러한게 속상했어? 엄마가 미안해' 하면 '응 속상했져. 우리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자~'하고 안아준다. 그럴때 행복감을 느낀다. 아이는 점점 자란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싸운다고 표현하는게 너무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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