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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부동산 관련 유튜브를 보면서 아이 등원길을 돌아왔다. 오늘도 박빙이다. 하락론과 상승론. 같은 자료를 가지고 해석을 어떻게 하냐의 차이기 때문에 둘 다 맞다고 생각한다. 마치 이건 비트코인 상승론과 하락론의 대립과 같다. 둘 다 같은 현상을 보고 예측을 달리한다. 그러니 하락론이 맞다 상승론이 맞다는 아무도 모른다. 그들은 그들의 가치와 사고체계를 가지고 그 현상을 해석한다. 미래는 과거가 반복되는 것 같으면서도 똑같은 미래는 한번도 오지 않았다. 그래서 과거를 보면 미래를 알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들때가 많지만 사실 미래는 언제나 항상 새로운 것이다. '과거로부터 배운다'는 측면에서 열심히 과거의 경제현상을 습득하지만 결국 그 마지막 끝자락, 마지막 마무리 정리의 2%는 결국은 '미래는 모르는 것'이다에서 결론은 붕 뜨고 만다. 결국 모르는것이고 그냥 내 의사결정이 맞을 확률을 조금 높이는게 공부의 다이다. 그리고 모르는 미래여야만이 유의미한 경제충격이 오는 것이다. 부동산 대폭락이라고 예상을 하는 순간 대폭락이 안온다. 왜냐면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은 리스크가 아니다. 나는 이쪽으로 기운다. 

 

다 커서 내가 부동산 청약을 엄마와 말하는 날이 오니 알겠다. 우리 부모님도 우리와 같은 선택의 기로에 있었을 때가 있었다고 하신다. 그때 큰 이벤트는 뭐였냐면 바로 '올림픽'이었다. 그때 엄마도 주변에서 슬슬 그런 소리를 들으셨다고 한다. '올림픽이 끝나면 집값이 상승할것이니 집을 사야한다'. 올림픽이 열리고 나서 경제가 활성화되는것을 염두에 둔 예측이었다. 그 예측은 정확히 맞았다. 우리 엄마는 그 말을 듣고 좋은 판단을 하신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행운이 올까. 그때의 그 원리가 지금과 같은 맥일까. 지금은 전세계적인 유동성 대폭등. 아직도 미국은 돈을 풀고 있는데 슬슬 고용지표가 돌아오고 있다고 한다. 리먼사태와 그 이전 사태와 확연히 다른점은 특정 사태가 터진 후 그때는 경제가 하향세 내리막길을 걸었다는 것이고, 지금 예상하는 그 포스트코로나는 이 사태가 끝나면 경제가 상승할 일 밖에 없다는 것. 결국 인플레가 일시적일지 장기적일지는 몰라도 오긴 온다는 점.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이, 나같은 주부도 '인플레와 테이퍼링을 아는 상태'라면 사실 이 모든 기대는 이미 자산에 반영이 된다는 점. 선반영된 그 기대가 지금 아파트값 폭등으로 나타난다는 점. 그래서 결국 실제 경기가 살아나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점. 선반영된점이 맞다면 결국 상승론자들이 해석하는 경제 모습이 조금 더 구조적이고 체계적이고 실증적이라는 점이다. 미래는 모르는것이고 아무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지만 두가지 시나리오 중에서 상승론자들이 강조하고 설명하는 경제의 움직임의 방향과 움직이는 체계가 지금까지는 맞아떨어진다는 식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 모든 기대에도 항상 유의해야할 점은 모든 자산 시장은 경기 순환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조정장과 하락장은 올 것이니, 자신의 소득과 자산 수준에 맞게 레버리지를 해야한다는 것. 지금 다 부동산이 오를 것처럼 예상하고 그게 맞겠지만 무리하게 레버리지 사용하면 망한다. 부동산 상승론자들도 항상 강조하는 것이다. 

 

나는 부동산 전문가도 아니고, 부동산학과를 나오지도 않았고, 유튜버들처럼 나름이 시각이 있지도 않다. 청약 당첨되기 전에는 오히려 하락론자에 가까웠기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은 경험의 학문이라는 것처럼, 청약이라는 제도를 통해 미래의 유주택자가 돼보니 이제 내가 외면했던 진실을 마주하기 시작했다. 나는 아파트가 결국 콘크리트 값만 남지 않을까 싶었다. 아주 유치원생 같은 1차적인 사고였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니 더 절실히 느꼈다. 결국 부동산은 위치다. 사람 적은 외지에 살면 쿠팡 로켓배송도 못받는다. 서울이나 수도권에 살면 이 코로나사태에도 그래도 집적 이익을 통해서 쿠팡도, 마켓컬리도, 홈플러스도 이용할 수 있다. 불편함이 덜하다. 그리고 동네라는건 그냥 건물이 아니다. 그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집적 커뮤니티다. 편의점에 가다가 마주치는 사람들의 평균적인 사회적 지식이 비슷하게 모일 확률이 높다. 강남 부자동네에 가면 사람들이 괜히 다 고상해보인다. 그런 원리로 결국 아파트는 콘크리트 가격이 아니라 거기 살게 되는 '거주 이용권'이 중요하게 된다. 좋은 동네에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부동산을 구입할때 입지 좋은 곳에 사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언젠가 조정장이나 하락장이 올때 덜 빠지는 곳. 덜 빠지고 몸을 낮췄다가 다시 상승장이 올때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계는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포기해야지. 이런 곳에 지금 부동산을 매입하려면 매우 비싸다. 모든 가치가 선반영 돼있다. 예전보다 커뮤니티가 발달돼서 모두 그 가치를 사수하려고 한다. 우리 아파트는 8억 이하로 절대 안된다는 의식이 믿음처럼 있다. 이래서 나는 또 부동산이 쉽게 하락하지 못할 것 같다. 지금 다 실거주 각오하고 영끌해서 주택을 마련하고 있는데(물론 다는 아니다) 내 영혼이 8억 이하로 내려가는걸 내눈뜨고는 못본다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안사면 내가 살지 뭐 하는 식으로의 매물은 결국 매물잠김이라는 결과를 내고 그 사이 화폐가치는 하락하고 경기는 호황을 맞이하면서 사람들의 소득이 확 줄어들지는 않게 돼서 그럭저럭 각자의 레버리지로 버틸 것이다. 그래서 하락장이 온다고 해도 금방 못 올 것 같다. 내 생각에는. 하락은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금리 조금 오른다고 내 영혼의 가치를 깎을 순 없지 하는 믿음. 나도 그렇다. 나도 이제 레버리지 인생이다. 부디 모두 부동산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고, 노력하고 공부한 만큼의 가치를 인정받는 그런 무난한 자본주의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자본주의엔 감정이 없다는 말은 항상 주의해야할 점이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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