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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상으로 논쟁을 할 일이 있었다. 내가 직접 논쟁을 하는건 아니었으니 사실 논쟁이랄것까지는 없었다. 확실한 '내 편'이 인터넷으로 유언비어에 가까운 공격을 받고 있던 것이다. 나도 댓글로 합심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세상을 살다보니 말을 일부러 이상하게 꼬는 사람도 있고, 너무 처참하지만 문해력이 뒷받침되지 않아서 아예 글의 논점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팩트를 나열하면 분명 내가 쓴 단어의 어느 조사 하나 따위를 걸고 넘어질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 그들의 목적은 이미 팩트를 따지는게 아니라, 내 쪽 편의 사기를 꺾고 기분을 나쁘게 하려는 데 있는 것 같았다. 그럼 결론은, 우리 편이 대응하면 대응할수록 그쪽은 신이 난다는 것이다. 그럼 내가 지금 누구랑 싸우고 있는 것인가 현타가 오는게 인지상정.

진정한 부자는 시간 부자가 아닐까. 내 금쪽 같은 시간을 왜 여기에 기분나쁘게 소비해야할까. 너무 짜증이 난다. 그리고 그들의 저런 저의를 나도 알고는 있다. 하지만 이게 '여론 조작'이다. 일부 몇몇 선동하는 사람들에게 또 신기하게 선동을 당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게 운나쁘게 잘 먹혀들어가면 여론이 뒤바뀌는건 한순간이다. 그걸 막고 싶었다. 나도 그딴 글에 반응하는게 시간이 아까운 것이란걸 아는 사람이다. 남편도 왜 굳이 대응하냐고 하긴한다. 나도 안다. 하지만 여론 바뀌는것도 일순간이다.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도 또 다른 선동으로 이어져야만 했다. 그 족적이라도 남겨야, '저 가치 없는 글'을 문제 여지가 있다는 점이라도 힌트라도 남겨둬야한다. 그래야 문해력과 공감력과 글 이해력이 최소수준에 달하는 사람이라도 선동되지 않도록 막아야한다.

예전에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봤다. 실질적 문맹률에 대한 연구결과였다. 우리나라 사람이기 때문에 글을 읽고 쓰는건 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 글이 의미하는 바, 정확한 정보를 보고도 실제로 머리로 이해를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뜻했다. 그래서 공공 표지판이나 기계 설명서를 봐도(심지어 이케아 같이 직관적이고 간단한 것도) 딴짓하는 사람이 넘쳐나는 것이다. "도대체 왜 규칙을 지키지 않는거야?!!!"라고 화낼게 아니다. 지금 그들은 규칙을 이해하지를 못했다. 그러니 다각적인 의견이 있을 수 있고 토론이 필요한 지역사회에 대한 논의를 인터넷에서 그냥 말을 던지고 보는 사람들과 논쟁을 하는 것은 굉장히 시간이 아까운 헛짓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정보과학 시대에 온라인은 가장 큰 시민의 무기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사실 글을 읽어보면서 '쎄~함'을 알아차리는게 중요하다. 정보로 치면 '미디어 리터러시'. 내가 이 정보를 믿고 받아들일 것이냐 아니냐, 내가 이 사람이랑 비판적이고 발전적인 토론이 가능하냐를 알아차려야 한다.

그럼 그걸 어떻게 아냐. 나는 모르겠다.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은 나름 체계가 있는 것 같고 규칙이 있는데, 내가 말하는 이 사람을 걸러내는 기술은 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아예 안하는것은 아니다. 그런 문해력 꽝인 사람들은 사실 글을 보면 싸~함이 느껴진다. 맞춤법을 철저히 지킬 필요까진 없지만 딱 봐도 엉망진창인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주어와 서술어가 다른 은하계에 있는 것처럼 안맞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한 문단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파악하는게 너무 어려운 경우도 있다. 꼭 문학적인 것을 뜻하는게 아니라는걸 또 강조한다 이말을 하면서 또 누군가는 '너는 문법 맞춤법 다 지키냐, 지금 네 글도 엉망이다'라고 타자를 치는 소리가 벌써부터 들리는 것 같다. 내 글이 엉망인걸 알지만, 이곳은 기사를 배포하는 곳이 아니다. 그런걸로 시비거는건 시간 아깝고 본질이 아니라는 내용의 글을 쓰면서 그런 공격이 딱 예상된다. 그래서 이 글을 쓴 사람이 의도하는 바가 뭔지 이해를 할 생각도 없고 이해할 능력도 안되는 사람들이 많다는게 이 글의 주제다.

어쨌든 요즘 코로나로 다들 예민하고 집에 박혀서 폰만 바라보다보니(내 상황인가) 더 이런게 중요해지는 것 같다. 주민카페, 맘카페 모두 다 피로하다. 피로하다고 내가 해야할 일을 안하거나 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그럴수록 사람을 걸러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다 내맘 같지가 않다. 하지만 그렇기에 내 맘과 같은 사람과 소통하는게 내 정신건강에 유리하다. 인터넷이라고 아무말이나 지르는 사람, 대놓고 공격하는 사람, 자기가 주장을 하면서 주장에 대한 근거는 카더라 통신에 의한 거짓팩트인걸 본인도 모르고 굉장히 사실을 말하는 정의의 도사인척 하면서 부끄러움도 모르는 사람. 마주치기 싫다. 진짜. 얼굴보고 말하면 말 한마디도 못할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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