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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현상을 예상하면서 집값 예측이 나뉘고 있다. 인플레가 있기 때문에 자산을 사야한다는 사람, 인플레 부담으로 경제가 어려워서 자산가격도 하락할 것이라는 사람. 뭐가 맞을지는 모르는데 결국 이것도 다 지나야 결론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버블이 항상 그런식으로 설명되지 않나.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지나봐야 버블인지 안다'라고 결론낸다. 무리한 예측을 하지 않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 그게 맞다.

인플레를 두고 말하는 것 중에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이 인플레를 수요견인 인플레로 보냐 비용인상 인플레로 보냐의 관점 차이. 둘 다 맞는데 어느쪽 경향이 세냐 차이. 보통 자산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으로 예측하는 분들은 당연히 이걸 골디락스, 수요견인 인플레로 설명한다. 나도 사실 이쪽이다. 경제가 양극화 되면서 원래 자산이 쏠려있던 상위층의 수요는 더욱 더 심하게 폭발할 것이다. 그리고 전세계가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다. 경제적 현상으로 환율이니 문화적 차이니 고려할 것도 없이 이 코로나라는 사태는 전 세계에 똑같은 심리적 타격, 거의 유사한 타격을 주고 있다. 지구가 동시에 급브레이크를 밟아버렸다. 거기서 내동댕이 쳐졌든 어쨌든, 일단 급브레이크 밟고 밥상이 다 엎어져버리고 이제 슬슬 회복중이다. 비용인상 인플레라고 보는 시각 조차, 수요가 너무 폭발적이라 비용이 인상되는 것이 아니던가.

일각에서 말하는대로 또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돈의 가격이 비싸지면 사람들이 월세를 받는대신에 은행에 돈을 맡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벼락거지라는 신조어가 생기면서 나름 굵은 심리적 트라우마를 남겼다. 집 하나쯤은 꼭 있어야한다는 전제가 우리 세대(내가 결혼할 때쯤)에서 약~간은 희석됐다고 생각했다. 나도 그랬고 내 친구들도 거의 그랬다. 서둘러서 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 이 사태가 벌어져서 내 생각엔 향후 십수년을 마음속 화상자국처럼 남을 '내집마련'이 다시 또 한번 3040 맘 속에 깊게 새겨지지 않았을까 싶다. 나처럼 집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갭투자를 알게 되고 책에서만 보던 LTV를 경험했다. 실수요자인 30~40대에서 이걸 너무 강력하게 맞아버렸다. 이 상흔이 꽤 가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이미 이 판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에 꼭 상승론자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우상향은 해야만 하는 파에 속했다. 하지만 항상 다른 쪽도 생각해야 하기에 요즘 오히려 하락론에 귀을 기울여보고 있다. 비용인상 인플레와 금리인상 등으로 집값의 하락을 예측하는것도 맞다는 전제하에 열심히 듣는다. 의구심은 있긴했다. 하락론자들의 말에는 항상 '사줄 사람이 없다'고 한다. 나도 이걸 대쪽같이 믿었다. 처음엔 말이다. 근데 보면 이게 아니더라. 내 통장에 꽂혀있는 플러스 캐시만 보면 맞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자산은 하다못해 마이너스 통장을 얼마까지 뚫을 수 있느냐까지가 자산이 아닐까 싶다. 연봉 1억을 번다면 그 1억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 연봉 1억으로 일으킬 수 있는 대출이 얼마냐가 꽤나 중요한 문제였다. 좋은 사다리를 타고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게임인 것이다. 자본주의라는게.

하지만 이 코로나라는 사태는(전세계가 동시에 겪는 트라우마와 경제현상) 이전의 경제책에서 보지 못한 현상이다. 애초에 경제 현상에서 '규칙'으로 하기에(경제 순환 주기라든지 등등) 아직 자본주의의 역사가 너무 짧다고 한다. 그리고 왜인지 항상 전문가들이 하는 말은 다 틀리곤한다. 맞으면 그들이 머스크보다 부자가 됐겠지. 그것만 보면 확실하다. 항상 미래의 예측은 틀린다는 것. 그래서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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