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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이 극단으로 나뉘는 모양새다. 그 중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를것이라고 본다고 한다. 잘은 몰라도 아마 심리요인때문일 것 같다. 친척끼리 모여서 분명 집값 올랐다는 얘기를 할테니 말이다.

경제는 합리적인 주체의 의사결정이라고 누가 말했나. 투자, 특히 부동산은 합리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너무나 큰 자산같다. 시장가치의 정의부터 보자. 시장가치란 (1)통상적인 시장에서 (2)충분한 기간 동안 거래를 위하여 공개된 후 (3)그 대상물건의 내용에 정통한 당사자 사이에 (4)신중하고 자발적인 거래가 있을 경우 (5)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대상물건의 가액(價額)을 말한다. 부동산 가치가 시장가치인가? 1번은 맞다고 치고 2번부터 난관이다. 얼마전까진 나오자마자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졌었다. 가격 조건 따질필요 없이 물건만 있으면 나오는 족족 팔렸다고 한다. 3번도 문제다. 대상 물건에 정통한 당사자일까. 주거자로서는 정통하지만 지금 집을 사는건 투자에 가까운데 그 중 부동산에 정통해서 사는 사람이 많을까 아니면 다 오르는 것 같아서 사는 사람이 많을까. 4번은 더욱 난관이다. 지금은 신중은 없다. 신중은 개인 대출한도나 신중하지 집을 사는 것 자체는 무조건 고다. 커뮤니티 카페에서 '지금 집을 사도 될까요'라고 물어봤자 '오늘이 제일 싸요'라고 핀잔은 아닌데 뻘쭘한 답변이 줄을 잇곤 하더라. 누군 돈이 남아도는데 안사겠나. 돈이 없으니 고민하지. 5번은 뭐 그렇다고 치자.

이런식으로 따져보면 과연 부동산이 적당한 시장가격인지 의문이 든다. 부동산은 영속성이 있기 때문에 현재가치만이 아니라 미래에 누릴 수 있는 편익을 모두 현가화해서 가치에 포함된다. 그래서 미래가치를 생각하는건 당연하다. 그런데 지금 현가화 한 부동산의 가치는 온통 불확실하고 과대평가된 것 같긴 하다. 그런데 그것도 나름 이유있는 예측치이기 때문에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폭등의 이유도, 폭락의 이유도 모두 있다. 이때 과거 경험칙으로 부동산불패신화가 나온다. 그러면서 상승장 멱살을 잡고 올라간다.

무주택자들은 고민이 깊어진다. 정부를 믿고 기다려도 공급효과를 보려면 최소 3-4년이라고 본다. 그때까지 천장을 뚫은 전세값을 감당하거나 외곽으로 밀려나야한다. 아니면 평화롭던 임대임차인 관계를 뭔가 깨야하는 불편한 상황을 만들어야한다. 법적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여러 사정으로 집을 빼야하는 경우도 봤다. 집주인과 싸우자고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순 있지만 진짜 싸워야한다.

난 정부정책이 '합리적인'선에선 틀린건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무수한 희생을 치러야하는데 그 희생을 너무 모르는것같다. 그래서 맞는것도 아니다. 정답없는 세상이라면 좀 더 정당성이 있어야한다. 어느쪽이든 피를 보는 상황이라면 선량한, 선의의 국민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아야한다. 공급의지가 충분한건 알겠고 현실성도 있다. 그런데 그 효과가 나기까지 2-3년이 너무 심각히 고비인것이다. 당장 전세금이 오르면 그걸 치뤄야하고, 집주인이 나가라고 해서 나가면 생활권 내 다시 전세를 구해야하는데 이미 우리동네는 새로 전세 구하려면 1.5억을 더 내야한다. 그걸 어떻게든 커버하고 사전청약이나 신도시청약하면 또 문제다. 대출이 안되는데 현금 여력이 없다. 계약금 겨우 내고 중도금 40프로만 나오면 나머지는 어찌하나. 이러나 저러나 무주택자들이 분노할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꼴(?) 안당하려고 영끌해서 집을 사는 것이다. 이때 부동산 가치는 합리적인 가격은 아니지만 현실가격이다. 부동산의 가격은 합리적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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