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첫 레테가 있었다. 레테란걸 본적이 없는 라떼 엄마에겐 이 과정조차 생소해서 뭐라고 조언을 해줘야할지를 모르겠어서 고민됐다. 고민 끝에 이렇게 말했다. 가서 그냥 아는거 나오면 맞히고, 모르는거 나오면 당당하게 틀리고 오라고. 양념을 좀 쳐서, 그 시험은 원래 형아들이 보는건데 특별히 보는거니 다 틀려도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아들은 사고력 수학을 전혀 접해본 적이 없었다. 물론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과거에 물들어 썩은 라떼인간이고 사고력수학 그게 뭐야 난 안시킬래 하던 사람이다. 다만 레테를 보려고 했을때 걱정이 됐다. 문제를 틀릴가봐 걱정된게 아니라 '틀려서 애가 혹시라도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됐다. 레테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기 때문.
다행히 덧셈뺄셈 같은 문제도 있고 아이가 무난히 충격없이 나왔다. 휴 다행이었다. 그리고 상담때 선생님이 나에게도 아이가 푼 문제를 풀어보라고 했다. 헉. 순간 내가 수업을 듣는 기분이 들었는데, 해법을 듣는 순간 나도 '와!' 하는 부분이 있었다. 매우 짧은순간이었지만 재밌었다. 그걸 아이도 느낀다면 당연히 너무 좋을 것 같았다.
고민만 하느니 직접 가보길 잘했다. '사고력수학이 뭐다'라고 자꾸 나는 정의를 내리고 싶었다. 정의 내려지는게 안되니 의구심만 들었다. 그러다 이번에 약간 개념을 잡았다.
그래서 나의 중간 결론은 이러하다. 수학에서 문제와 답이 있다면, 일명 통칭 '교과수학'은 정석의 방법으로 하나의 진리 속에 그 진리로 다가가는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해 문제의 답을 효과적으로 찾는 것에 집중하는 것같다. 반면 '사고력 수학'이라는 것은 그 과정도 배우지만 그 과정속에 최적화가 아닌 방법이라도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스스로 생각해보게 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이 근육을 키우는 것과 같기에 다른 문제를 접했을때 그 근육으로 단서를 찾아내서 사고할 수 있는 그 자신감과 근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수적으로는 답을 찾는 과정에서 친구들과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 패드로도 할 수 없는 구체물조작, 문제를 풀 수 있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는 상상력, 그 상상력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체계화시키는 체계화능력. 이런걸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공부는 잘하는 편이었지만 막판에 수포자였던, 과학꿈나무 문과생이었던 내가 섣불리 내린 소정의 결론이다. 난 얻고 싶은걸 명확히 해야 학원에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정리해봤다. 눈에보이는 결과치를 볼 수가 없는 학원이고 결국 언젠간 교과로 갈 것이지만 그 전에 사고력을 해야할 필요성은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아이는 나오면서 '또 시험보고 싶다' 한다. 장하다 울아들. 즐기고 온게 자랑스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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