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지 오천년이 지나가고 있으나 나는 여전히 계약서를 잘 볼 줄도 모른다. 이번에 전세재계약을 하면서 따로 중개인 대필을 하진 않고 임대인과 만나서 계약서를 작성했다. 기존 계약을 수정하는 식의(증액, 날짜 등) 기록을 작성하고 각각 서명을 한 뒤에 이 계약서와 신분증을 가지고 동사무소에 가서 확정일자를 받았다. 지금까지는 항상 공인중개업자가 해주셨기 때문에 내가 신경을 하나도 안썼지만 이걸 직접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불안했다. 분명 민사특별법 어쩌고 뭔가 공부를 하긴했던 것 같은데 십여년이 지나고 보면 김 서린 안경으로 세상을 보는 것만도 못하게 기억은 잘 안나고 대신 나를 도와주는건 구글~. 여러 블로그를 정독하고 검색하면서 용기내서 해치우고 오니 오늘은 치맥하고 자야할 만큼 뭔가 뿌듯하다.
동사무소에 확정일자를 받으러 갈때는 계약서와 신분증만 있으면 된다. 계약서에 계약한 본인이 아니라 배우자 등의 대리인이 가면 대리인 신분증을 준비하면 된다. 즉 확정일자를 받으러 가는 사람 신분증, 계약서 이렇게 두개만 있으면 된다. 가면 담당 공무원이 이것저것 사실관계 확인을 한다. 계약서의 효력여부, 하자여부까지 여기서 심사를 하는 것은 아니고 동사무소에선 계약서에 적힌대로 사실을 확인하면서 기록을 해주고 도장을 찍으면서 공부에 기록을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내가 가져간 계약서에 기초해 공무원이 직접 신청서를 작성한 뒤 나에게 확인을 하게 해준다. 러브 마이셀프지만 낫 빌리브 마이셀프인 나는 '이거 사진으로 찍어도 되나요?'하고 사진을 찍어본다. '뭐든 증거를 남겨야해!'(지식이 없다면 증거로) 몇억이 달린 문제라고 생각하니 머리가 어질하다. 확정일자 하나 받으면서 정신에너지 소모 무엇.
그리고 참고로 임차기간 중에 이 집은 집주인이 바뀌었다. 그래서 이 새 집주인과는 처음 만나서 처음 계약을 하는 것이다. 이 경우는 좀 더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새로 계약서를 작성하는게 나을뻔 하기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우리의 기존 전세계약서에 있는 집주인과 이번에 연장계약을 하는 집주인이 달랐기 때문에 동사무소에 상황을 설명하게 됐다. 다만 법적으로는 별다르게 문제될 건 없어 보였다. 소유관계 변동이야 등기부등본에 명확하게 나와있고 나는 임차인으로서 잘 있었고 말이다.
이번 전세재계약을 할때 제일 고민이 됐던 것은, 기존 계약서에 부기, 수정 등을 해야할지 아니면 따로 계약서를 작성해야할지였다. 동사무소에 물어봤다. 둘 다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그냥 임대인의 뜻에 따라 우리는 기존 전세계약서를 가지고 와서 거기에 날짜,송금방법,증액금액 등을 적고 양측 서명 날인을 하는 식으로 계약서에 부기하는 형식으로 계약했다. 혹시 재계약서를 새로 작성한다면 인터넷에 많이 떠도는(?) 전세재계약 서식을 가지고 작성하면 된다. 만약 1억짜리 전세에 500만원 증액이라고 가정해보자. 보증금엔 총 1억 500만원, 계약금은 기존 보증금 1억, 잔금은 500만원이라고 적으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특약사항에 기간, 송금방법 등을 적으면 된다.
이렇게 블로그도 활성화시킬겸, 기록도 해둘겸 최대한 많이 적어놓으려고 한다. 요즘 내 머리는 도대체 제대로된 저장능력이 있는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지금은 이렇게 생생하지만 한달만 지나도 내가 동사무소에 몇시에 갔었는지조차 까맣게 잊을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열심히 기록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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