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주 보는 유튜브 중 '인생멘토 임작가'가 있다. 철저한 교육이론에 기반해 엄마와 아이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완전학습'에 대해 알려주시는 분이다. 중간중간 MBC 공부가머니 프로그램을 리뷰하면서 교육이론으로 팩트 때리기도 하신 분이다. 그게 문제가 됐던 걸까. 얼마 전 MBC측에서 저작권법 위반으로 영상 게재 중지 요청이 들어와 관련 영상이 다 블럭됐다고 한다. 헐이다. 공익 목적으로 인용한 짧은 영상들을 가지고 꼬투리를 잡는데 아무래도 문제집의 허상에 대해 강조하다보니 문제집 협찬쪽에서 압력이 들어온건 아닌가 싶다. 프로그램은 협찬이 생명이니까 말이다.
근데 아무래도 찝찝하다. 그저 한 유튜버의 의견이라고 무시할 수 있었을텐데 굳이 블럭을 한건 이제 그 유튜버의 영향력을 실감했다고 밖에는 해석이 안된다. 임작가님이 한 비판은 그 한사람의 비판이 아니다. 이미 시청자들이 다 비판하는 내용을 좀더 이론에 기반에 찝어서 다듬어진 문장으로 비판했을 뿐이다. 강남 최고급 아파트에서 과외와 학습지를 수십개씩 하는 아이들의 공부 솔루션을 우리가 왜 봐야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부터, 자격증 시험에서나 통할 아주 표면적이고 괴상한 공부방법을 공영방송에서 왜 하고 있는지 나도 의문이었다.
나는 그래도 이 프로그램이 건전한 비판을 받아, 한 꼭지 정도는 꼭 일반인으로 보여주는 식으로 개편한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연예인들의 넘사벽 공부법도 사실 궁금하긴 하니 사실 비판하면서도 시간되면 보긴 봤던 것이다. 그런데 뭔가 내가 즐겨보던 영상들이 막혔다니 기분이 안좋다. 나는 사실 그 프로그램을 통해 엄마와 아이의 공부정서 등에 대해 얻은게 많았다. 그리고 임작가님 같은 비판의 시각으로 다각도로 보면서 공부에 대한 관점도 키웠다. 그 여러 관점이 있었을때 공부가머니란 프로그램도 '논란은 있지만 보고 느낀점이 있는'프로그램으로 남았을 것이다. 이 사건을 보고 역시 언론의 딱 그 정도 관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요즘 누가 공중파 방송만 보나. 다 유튜브로 본다.
말이 나와서 하는 얘기인데, 난 테이프로 핑클, SES좋아하던 시대 맞다. 그런데 자꾸 티비에서 90년 감성 강조하는게 요즘 좀 거부감든다. 90년을 겪어보지도 않은 애들이 더 많다. 그런 사람들이 더 많은데 계속 90년대가 좋았지, 그때의 감성이 좋았지 주입하고 있는것같다. 그걸보고 한 플랫폼이 이제 역사의 뒷길로 사라지는 진풍경을 느꼈다. 그걸 향수하고 그리워하는 '방송가의 70-80년생으로 이뤄진 과장 차장 부장 국장인 실세'들이 방송 그 자체라는 걸. 그리고 이들이 퇴직하면 이 방송이라는 것도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것. 그들이나(나 포함) 90년 감성이 그립지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은 뭐가 그립겠나. 자꾸 그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암튼 나도 꼰대나이다. 라떼인간이다. 근데 퇴사한 꼰대라 다 비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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