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공부를 할 수가 없는 요즘. 나는 하루하루가 힘겨운데 공부도 못하고 시간도 확보가 안돼 거의 그냥 놨다. 애를 재우다가 갑자기 스트레스가 팍 올라오는데 그 순간 아들이 내 배에 손을 올리고 토닥토닥 하면서 자장 자장 우리 엄마 하고 말한다. 울컥한다. 그래 우리가족 무탈하면 됐다. 너때문에 공부를 못하는건 핑계다. 너로 인해 내가 공부한다 하고 마음을 다시 또 잡는다.

하지만 공부가 될 리가 없다. 이미 나는 모든 의욕과 자신감을 잃었다. 갈피를 못잡고 나를 그냥 놨다. 그러다가 요즘 내집마련에 열이 올라서 그쪽으로 아예 공부를 접목시켰다. 그래도 앉아서 계산기 두드릴 여유까진 없지만 부동산공부는 이제 생존이 됐다. 실수요자 입장에서 보니 청약(아니 근데 왜 내 주변은 다 돼?우리남편보다 어린사람이 더 많은데.. 애도 하나인데..), 재건축단지 이런게 보인다. 재건축아파트로는 들어가지 않겠지만 그걸보면서 나는 종전자산과 종후자산을 떠올려보면서 목차 감만 잡아본다. 재건축이란게 참 여럿 잡네. 하지만 리스크가 큰 만큼 참 매력적이었나보다. 지금은 각종규제가 심해 차익이 나려나 싶지만 말이다.

부동산공부를 이제야 진짜로 하는 느낌이든다. 특히 시장분석같은 것들은 실제와 이론의 차이를 느끼고 있다. 나쁜뜻은 아니다. 이론적으로 보는 것과 실제의 차이는 실무의 감으로 자리잡겠지. 이론으로는 매일 수요공급만 때려박고, 가발요 가형요만 주르륵 나열했으나 실제 집값이 오르는 메커니즘을 실제 상황으로 보니 큰 맥 속에 작은 흐름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실제로 집을 마련하겠다고 마음을 먹고나서야 보이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동안 애써 보지 않으려고 했던 불편한 진실을 마주했다. 나는 내 나름대로 내 작은 틀을 깼다. 그건 굉장히 큰 성과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알아줄 수도 없는, 내 스스로의 발전이다.

그렇게 맘을 먹고 열심히 또 나아가려는데 코로나가 또 멱살을 잡네. 아이는 어린이집에 다시 안간지 2주만에 또 안보내기로 결정했다. 솔직히 이정도면 특강비가 아까울 지경이다. 그래도 놓진 못한다. 아이가 이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얻은게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난한 시설, 무난한 교육, 상냥한 선생님, 주관있는 원장님 다 좋지만 제일 좋은건 굉장히 사소한 지점이다. 아이가 하원하고 놀이터에서 반 친구들과 놀이2차대전을 즐긴다는 것. 스스럼없이 끼어놀고 빠지고 그런걸 자연스럽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고 그걸 딱 해내서 뿌듯하다.

우리 아이는 영재까지는 아니고(영재들은 유난한 특성이 있다고들 하는데 그정도는 아니다) 받아들이고 익히는게 빠르다. 그러나 이게 영원할 것이 아니란걸 잘 안다. 나도 그랬으니까. 굳이 자랑할 일도 아니고 굳이 또 일찍 발달시킬 생각도 없다. 그냥 도치맘으로서 누군가가 이만큼한다고 굳이 또 나한테 자랑을 한다면, 괜히 쓱 가서 우리아들은 몇살때 이미 다 알았고 지금은 이런것도 해요 하고 자랑하고 싶을때도 있는게 솔직한 심정이긴하지만 그런 생각이 든 순간 확실히 또 깨닫는다. 진짜 부질없다는 것을 말이다. 아이들의 인생이, 한 인간의 인생이 일직선상에 놓여서 끝점을 향해 가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연한것이다. 삶은 3차원 혹은 그 이상으로 다양한 방향으로 다양한 속도로 다 나름의 가치가 있는 것이기에 그 속에서 아이가 즐기고 행복하기만을 바란다.

그래서 8세 입학 전까지는 학습적인걸 시키지 않을 것이다. 얼마전 남편이 수학연산 문제집을 사주면서 대치동 5살 아이들은 이미학원을 다닌다더라 라고(아들을 학원에 보낸다는 뜻은 아니고, 더하기 하는걸 아들이 좋아해서 연산문제집 가끔 사줌)말한적이 있다. 순간 느꼈다. 앞으로의 과정은 부부가 교육관에 합의를 해야한다는 것을 말이다. 빡세게 시키든 느슨하게 하든 정답은 없다고 믿는다. 다만 둘의 의견이 안맞는게 제일 난관이다. 아이도 제일 혼란스러워 할 것 같다. 그래서 난 괜히 말해봤다. 초등학교 가기 전엔 학습은 시키진 말자~하고. 그래놓고 기탄수학 잘 풀면 박수치고 있는 이중적인 나.

나는 좀 더 이 동네에서 살고 싶다. 청약 될때까지(야심을 드러내본다. 다들 되던데 얼마나 소박한 희망이야). 그러나 삶은 참 제멋대로 흘러간다. 그래서 어찌될지 모르겠다. 이게중요한 이유는 아이때문이다. 이제 아무것도 한것없이 5세 어린이집 생활을 마치고 6,7세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계속 어린이집에 다닐지 유치원으로 갈지 등등. 어린이집에 다니고 코로나 정국을 맞아보니 진짜 교육그자체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아이가 편하고 엄마가 편하고 선생님이 잘 맞으면 다 된 것이다. 그 와중에 아이가 좋아하는게 뭘까 생각을 해본다. 지금 아이가 좋다고 하는게 진심으로 좋은것도 아니고 말이다.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지는 망할코로나 일상.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