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 개봉일이 다가오고 있다. 내 웹툰 입문작으로서, 신과함께는 정말정말 애정하는 웹툰이다. 이 웹툰이 영화화 된다는 소식이 들은 이후 꽤 많은 시간이 흘렀고 중간중간 '대박 캐스팅'소식이 들렸었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올 연말 개봉한다고 한다.
워낙 유명한 웹툰이고 사실 소재는 흔하기에 간단히 줄거리를 설명해본다. 그저 평범한 김자홍씨는 업무에 시달리다가 과로사한다. 죽은 직후 저승사자들을 만나고 사후세계에 들어가게 되는데 49일동안 생애에 걸쳐 한 일을 돌아보고 재판을 받게 된다. 49일동안의 여정이 끝나면 김자홍 씨의 그 다음 생이 결정된다. 살면서 특별히 죄를 지은 적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훌륭한 일을 한 것도 아닌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김자홍씨, 사후세계의 국선 변호사 진기한이 나서서 그를 변호해주기 시작한다. 49일이 지났을 때 김자홍씨가 어떻게 됐는지는 작품을 통해서 확인하면 될 것 같다.
줄거리 자체는 흔할 수 있는 줄거리다. 하지만 김자홍과 진기한의 궁합이 정말 재밌고 재판을 해 나아가는 과정에서는 인생의 통찰력도 얻을 수 있다. 인과응보적인 결말로 나름 교훈도 있다고 생각한다. 짧은 글로 소개하기 힘들만큼 큰 매력이 넘쳐나는 이 작품이 영화화 된다는 소식을 듣고 만세를 불렀었다.
나도 원작을 본 일명 '웹툰 시어머니'는 맞다. 그래서 처음엔 불만이 많았다. 신과함께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진기한이라는 인물이기 때문에 진기한이 없는 '신과함께'에 대해 반감부터 든 게 사실이다. 역시 원작을 살리는 웹툰이란 불가능한 것인가 회의감이 들 정도로 실망했으나 지금은 이해하기로 했다. 영화라는 형태의 특성을 이해해야 했다. 웹툰처럼 긴 호흡이 아니라 2시간이 안되는 시간 동안 기승전결을 생각해서 이끌어가야 하는데 이러다보니 호흡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단거리 달리기와 마라톤은 아예 다른 전략을 짜야 하는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인물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었고 그러다보니 김자홍이 진기한이 아니라 차사들과 같이 다니게 됐다고 한다. 그래고 주호민 작가도 흔쾌히 동의했다고 하니 그걸 믿는 수밖에.
아무리 이해한다고 한들 꼭 한마디 하고 넘어가야 하는 점은 바로 김자홍 역의 특징이다. 김자홍 역은 아무리 생각해도 원작과 너무 다르다. 이미 원작과의 싱크로율은 의미가 없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쉽다. 소방관이라는 이미지 자체가 굉장히 임팩트있기 때문에 김자홍과 너무 다른 것이다. 사람들이 신과함께를 재미있게 봤던 것은 특색없이 뭔가 허망하게 죽어버린 김자홍이란 사람을 진기한 변호사가 어떻게든 변호를 하는 그 사소한 재미가 컸다고 생각한다. 주변에 너무 흔할 것 같은 그런 아저씨가 아니라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을 것 같은 아저씨. 이건 작품을 봐야 감이 올 것 같다.
사람이든 웹툰이든 마음에 남는 매력은 굉장히 사소한 것일수도 있다. 그 사소함은 웹툰이라는 장르이기 때문에 구현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 장르의 특성이 매력을 만든 것이다. 그 사소한 매력들을 장르의 변경이라고 해서 없애버리는게 과연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내 생각에 가장 싱크로율이 맞는 캐스팅은 김향기 양.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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