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영어 인플루언서분들은 스스로에 대해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고 하지만, 자세히 보면 영어를 잘 하거나, 영어 관련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다. 웃긴건 나조차도 어찌보면 공부를 잘해본 경험이 있는 엄마다. 영재나 이런건 아니지만 어떤 메커니즘으로 공부를 하는지에 대해 경험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성공담은 조심히 들어야한다. 그들의 노력과 고민의 흔적을 폄훼하는게 맹세코 아니다. 그분들은 스마트한 본능적인 감이 있는거고 그걸 알게모르게 보고 배우는 아이들도 본의 아니게 똘똘한 방식으로 컸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결코 잘난척하지 않았고, 본인들은 아무것도 안했다는 식으로 하지만 학습과 순간적이고 본능적인 피드백 자체가 질이 높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건, 그분들처럼 하면 성공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아니, 본인이 그런분들과 결이 같은지 다른지를 파악하는 메타인지(?)가 필요하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스토리는 백인백색이고 그게 이론은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그저 확률적 가능성과 탄탄한 집안력이(부모가 주관있고, 원칙있게 일관성 있게 교육할 수 있는 자질)있기 때문에 된 것이다. 그들은 특별하다. 특별하다고 우러러보라는게 아니고 특수케이스에 맞는 방법이 모두에게 먹히는게 아니라는걸 일반 부모들은 받아들이고 시작해야한다.
이건마치, 고시공부 3년만에 사법고시를 패스한 사람이 알고보니 서울대 출신이었다는 것과 비슷하다. 고시공부는 누구에게나 처음일 확률이 높다. 그런데 학업과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 3년만에 합격한 비결과, 서울대 법대 출신이 3년만에 합격한걸 같은 방식으로 받아들여야할까? 똑똑함의 차이가 아니라는건 알 것이다. 그냥 그들이 그동안 살아오고, 학습해왔던 그 선상에서 얼마나 많이 벗어나거나 얼마나 많이 교집합적인 노력을 했느냐의 차이를 일단 알고 합격수기를 들어야하지 않을까. 그들은 베이스가 다르다. 우열의 논리가 절대 아니다.
이런 면에서 엄마표영어라는것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다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약간 카테고리가 다른 설명이다. 엄마표영어를 쉽게할 수 있는 부류가 있다. 보통은 공부에 대한, 언어에 대한 감이 있는 부류다. 이들은 본인이 공부하듯이 쉽게 받아들이고 적용이 가능하다. 나도 굳이 따지면 여기에 해당한다. 영어를 잘하진 못해도 어렵게 생각하진 않아서 아이에게 가끔 영어로 말하고 책을 읽는게 부담이 없다. 그러나 이런 엄마들이 절대다수는 아니다. 이 분들에게는 지금 인플루언서들이 말하는 방법이 과연 통할까 의문이다. 내가 지금 전혀 모르는 중국어를 한다고 하면 의미없이 듣는 중국어 영상노출이 무슨 소용이겠나. 이런 분들에게는 오히려 학습의 절대 공식같은 원칙과 체계가 필요하다. 그 학습의 원칙을 따르는게 영어를 모르는 사람과 영어학습에 감이 없는 사람들이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했다.
특수한 베이스가 알게 모르게 깔려있어서 성공에 훨씬 쉽게 도달할 가능성이 컸던 상태는 이론으로는 부적합하다. 대부분 그런분들은 또 본능적으로(그들이 그걸위해 교육학 박사를 따고 한건 아닐테니 감과 믿음과 원칙이 있었을것으로 추측) 하다보면 교육원칙에 도달 하는것 같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의욕적으로 뭔가를 해보려는 사람들 대다수는 일반인이 아닐까. 지금도 수없이 넘쳐나는 엄마표영어카페가 있다. 물론 나도 많이 가입해있다. 그렇게 수십명의 아이들이 영어를 하는데 결국 영어로 큰 성과를 낸 건 지금 유명하신 분들의 몇몇 사례뿐인걸까. 그러면 확률적으로 그게 이론으로서 방법이 올바른 것일까. 올바른 방향은 맞는 것 같긴하지만 그에 도달하는 길이 체계화된 길이 맞는걸까 의구심이 갑자기 든다. 엄마표영어라는 것에 뭘 또 굳이 의심이나 의구심 따위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유튜브를 보면 확실히 다른나라 세계같으면서도, 그걸보고 나도 하고는 있지만, 나조차도 좀 정제된 러너이므로 이게 일반적인건지 모르는데 너무 확신하며 '이렇게 하면된다'라고 말하는걸 보면서 의구심이 들기 시작해버린 것이다. 근거는 그들 주변의 또 몇몇 희박한 확률.
방향성을 정해야할 필요가 있다. 엄마표영어를 위해 영어로 시간을 채울때 필연적으로 한국어 시간은 줄어든다. 이건 모든 인간이 공평하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ESL인지 EFL인지 부터, 내가 어느정도 수준의 학습자인지를 파악하고 상황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지, 무조건 다 우르르 몰려가서 집중듣기, 흘려듣기 이러는걸 보고 있으면 나는 내가 못알아들어서 거기에 못끼게 된다. 항상 겉돌고 있는 것이다. 어느순간 정형화된 길이 보이는 듯하긴 했지만, 그마저도 그 길을 따르는 수십만 어린이 중 극히 소수의 아이들만 뭔가의 목적을 달성한것같아 보이는건 기분탓일까. 수많은 엄마표영어 키즈들은 잘 자랐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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