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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수영강습을 등록했습니다. 아이는 꾸준히 안간다고 어필했지만 결국엔 등록했습니다. 완전히 강제는 물론 아닙니다. 본인이 수영을 배워야한다는 어느정도 자각도 있고(엄마의 세뇌 작전), 8월 이후에 등록하기로 했던 약속도 있고, 친한 친구가 다니고 있어서 호감도도 상승하기도 했습니다.이때다 싶어 등록했습니다. 다행히 잘 다니고 있습니다. 사실 순전히 그 친구 덕이긴 합니다. 너무 고마운 친구.

 

저는 어렸을때 수영을 배웠습니다. 자유형, 배영까지는 그래서 할 줄 알고 평영도 대충은 합니다. 접영은 못배웠지만 살면서 수영선수를 하지 않는 이상은 자유형과 배영만으로도 매우 충분한 것 같습니다. 아들이 어제 대뜸 또 수영 그만하면 안되냐고 하길래 배영까지만은 배우라고 하니 알겠다고 합니다. 순순히 그만두게 하진 않을 것이긴 하지만요. 전 다른건 몰라도 수영은 반드시 가르치고 싶네요.

 

어쨌든 수영을 어떤 식으로 배웠는지 기억도 안나고, 아이가 수영을 하는걸 보는게 즐거워서 기록해봅니다. 

 

물안경 쓰고 수영하는 어린이

1. 수영 첫 강습 : 준비물은 수영모자와 물안경. 유아반과 초등반이 다 모여서 준비운동을 한다. 귀엽다. 헬퍼(등 뒤에 초밥처럼 메는 보조도구)를 끼고 물에 들어간다. 원래 다니던 아이들은 선생님의 지시에 맞게 자세를 바로 잡고 출발. 아이마다 진도가 다른 것 같다. 아들을 포함한 새로운 학생 3명은 쪼르르 앉아서 기다린다. 발차기를 배운다. 

 

2. 2~3회차 : 발차기를 배운다. 물에 들어가서 수영장 모서리를 잡고 발차기를 한다. 그리고 물로 세수를 하듯이 얼굴에 물을 묻힌다. 정확히 어떤 과정인지는 모르겠다. 3명의 신입생이 계속 그 행동을 반복한다. 물이랑 친해지고 물에 잠수하기 전에 물에 적응하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아들도 자세히 설명을 못했다. 선생님과 한번도 대면한 적이 없어서 추정만 한다. (회차별로 정확히는 기억은 안나고 대충 나눴다)

 

3. 3~5회차 : 물에 들어가 모서리를 잡고 얼굴을 물 속에 수평으로 넣는다. 음 파 호흡법을 배우는 것 같다. 잠수하고 얼굴 내밀고를 반복한다. 그리고 이제 레인을 타고 간다. 선생님이 한명씩 봐주신다. 아들 차례가 오면 선생님이 몸을 수평에 맞게 잡아주시고 발차기를 연습시킨 뒤 바로 출발 시킨다. 처음에는 얼굴을 계속 내밀고 킥판을 앞에 쥐고 헬퍼를 단 채로 쭉 앞으로 간다. 왔다갔다 두세번 정도 한 뒤에는 얼굴을 이제 물속에 넣었다 뺐다 한다. 

 

4. 6회차 : 그전까지는 킥판을 잡고만 하다가 이날은 자유형을 이제 배우는 것 같아 보였다. 신입생들이 다시 수영장 한쪽 끝에 모여 앉아있었다. 물속에 들어가서 모서리를 잡고 팔을 휘젓는걸 배운다. 옆사람 눈치를 잘 보는(쟤는 어떻게 하나 관찰) 완전 내 유전자랑 동일한 우리 아들은 옆 친구를 유심히 보면서 어정쩡하게 팔을 휘두르고 있다. 귀엽다. 연습한지 얼마 안돼서 선생님이 바로 레인으로 부른다. 킥판을 잡고 음 파 호흡법을 하면서 자유형을 하기엔 아들이 너무 연습을 안했다. 엄청 어려울것 같은데 걱정이 됐지만 그래도 꿋꿋히 해보는 아들과 아이들이 마냥 귀엽다. 아참 이 날은 6회차였는데 자유형 배우기 전에 그냥 킥판 잡고 발차기부터 했었던 상황이다. 그런데 유난히 이날 아들 발에 모터를 달았던 건지 쭉쭉 나가서 신기했다. 본인도 느꼈다고 한다. 5회차에는 유난히 속도가 안 났고 그 원인은 몸이 물과 수평이 안돼고 기울어져있었기 때문인데, 이 날은 유난히 또 수평이 잘 맞고 잘 나갔다. 이날 선생님이 아들 턱하고 머리에 손을 대주시면서 그날 약간 수평을 맞춰주시는 것 같아 보였는데 그게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물 미어캣에서 수달이 되는 감격의 순간이었다. 물속 몸의 균형이 조금씩 맞아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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