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일단 해보자'
복직한지 6개월이 지났다. 5월 11일 복직을 했으니 11월 14일로 만 6개월을 꽉 채운 것이다. 워킹맘의 생활을 돌아보니 남은건 약간의 연차와 피로감 그리고 작은 희망(?)이었다.
1. 워킹맘의 연차 관리
초반에는 어떻게든 연차를 아끼는게 목표였다. 결정적인 상황에서(아이가 많이 아플때) 쓰기 위해 아끼고 아껴 썼다. 워킹맘으로서 제일 마음이 아픈 상황은 '아이가 열이 나도 출근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사기업에서 육아휴직을 잘 쓰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더해 아이가 돌이 지난 직후 복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아이들은 아직 의사소통이 안되고 고열 위험이 많은 상태다. 특히 '돌발진'이라는 것이 있다. 돌에 걸리는 발진이 아니라 '돌발'발진인데 큰 증상없이 고열이 동반된다. 대부분 12개월이 지나면 발생해서 '돌'발진으로 중의적으로 쓰인다. 아이가 돌발진 확정을 받고 나는 연차를 쓸 수 없었다. 업무 특성상 그 날은 빠질수가 없었고 복직 초반에 그 무시무시한 수족구(여름 유행)와 독감(겨울 유행)을 대비해야 했다. 다행이 친정 부모님이 돌아가면서 봐주셨다. 내 연차를 쓰는 대신 피같은 엄마아빠 연차를 갖다 쓴 것이다. 죄책감이 밀려왔다. 그래도 이 죄책감마저 짊어지고 가야하는게 워킹맘의 숙명이다.
중이염으로 고열 한 번 찍고, 돌발발진으로 고열 한 번 찍고 이제 그나마 만 20개월이 되면서 고열은 잦아들긴했다. 하지만 여전히 어린이집병인 콧물과 감기는 어쩔 수 없다. 약을 먹이고, 약을 잘 챙겨서 보내는게 마음이 아팠다. 혹시 열이 날까 걱정돼 해열제를 두가지를 꼼꼼히 단단히 챙겨보낸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는 매일 아침마다 일어날때 기도한다. 제발 열이 안나게 해주세요.
*워킹맘 연차:여름에는 '수족구', 겨울에는 '독감'을 대비하자. 그리고 12~18개월 사이 돌발발진을 유의하자.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도 있는데 고열에 시달린다. 해열제는 두가지로 교차복용을 하고 아이가 많이 보챌 수 있다. 연차를 쓸 수 있으면 써야 할 타임이긴한데 어쩔 수 없다면 해열만이라도 잘 되면 된다. 해열제 먹고 열이 내려간다면 어린이집에서도 큰 걱정은 안하는 것 같다.
2.피로감
너무 피곤하다. 아이를 재우러 들어갔다 자는게 습관이 됐다. 잠을 어찌 이기랴. 불가능하다.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게 눈꺼풀이라고 하지 않나. 근데 그냥 졸려도 졸린데 아침부터 극도의 긴장감에, 업무 끝내고 녹초가 돼서 온 다음, 또 다시 사랑스러운 아이를 보고 흥분해 신나게 놀아주고 나면 진짜 몸이 너무 피곤하다.
밤잠을 잘 자는 편인 아들이지만 그렇다고 내가 편히 자지는 못한다. 오늘 새벽에도 3번은 깬듯하다. 결국 침대로 데리고 올라와 이불로 침대 가드를 세우고 긴장하고 잤다. 편히 잤을리가 없다. 어렸을때부터 시달려서 조금만 소리가 나도 깬다. 참고로 나는 원래 '자면 업어가도 모르는 스타일'이었다. 아이를 낳고 변했다. 아이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수유 등) 극도로 예민해졌다. 내가 잘 수 있는 시간 5~6시간 만이라도 자야하지만 그것도 매번 끊겨서 피로감이 극에 달한다.
워킹맘이 되면 건강을 잘 챙겨야 한다. 건강 검진 및 심박수 보고 충격받아서 앞으로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운동을 따로 할 시간이 나진 않지만 계단을 오르는 등의 방법이라도 써서 건강해져야 한다. 내가 건강해야 아이도 키울 수 있다. 역시 엄마는 강한가보다.
3.희망
희망이라기보다는 인생에 대한 계획을 짜게 한다. 나와 남편의 인생이 아닌, 또 하나의 생명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 둘이라면 아무 데나 살아도 되겠지만 아이가 있으면 학교 계획을 위해서라도 집 계획도 구체적으로 가져야 한다. 또 언제 어떠한 상황에 맞닥뜨릴지 모르므로 그에 대한 대비도 해야한다. 아이를 위해 돈도 조금씩이라도 모아야하고, 아이의 교육을 위해 액션도 취해야한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왔을때 꼭 밥과 간식을 챙겨주지 못해도 된다. 하지만 아이가 필요할때 그 자리에 꼭 있었으면 한다. 그러려면 결국 밥과 간식을 챙겨줄만한 시간이 확보돼야 한다. 칼퇴 및 유연한 근무가 기본이다. 그게 가능할까 싶긴하지만, 그게 보장되는 나라가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내가 그럴만한 능력이 되도록 노력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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