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내가 아이를 낳고 가장 열정적으로 공부한게 ‘수면교육’이었다. 결국 제대로 하지도 못했지만, 그때는 정말 절실했다. 사람이 마음이 약할 때 신앙을 찾듯이, ‘엄마’들이 가장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지치고 힘들어 ‘정상적인 생각’이 힘들 때 뭔가 ‘대책’이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위로가 됐었다. 지금은 수면교육이 ‘좋다’, ‘나쁘다’ 자체를 논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수면교육이라는 것을 말하는 분들을 보면 ‘울게 놔두라’든지 그런 내용이 주가 아니다. 그런데 너무 항상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는게 문제다. 혹시 아이가 울더라도, 아이의 정서에 큰 문제가 없는 것이고 결국 엄마 스타일대로 하면 된다는 것이다. ‘필요해서 우는’ 울음 말고 ‘떼쓰는 울음’을 구분해서 알아차리는게 전제조건인데 이러려면 아이를 정말 사랑하고 관심을 쏟아부어야 가능하다. 이렇게 아이를 파악하고 사랑하는 엄마는 어차피 아이를 방치할 이유가 없다. 결국 이건 엄마의 스타일대로 하는 것이다.


나는 ‘마음이 약해서’그런것보다 내 스타일과 맞지 않았다. 수면교육이라는 것을 잘 살펴보면 이게 엄마 편하자고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잘 보면 엄마가 ‘더 불편한’ 방법이다. 운다고 그냥 두는 것이 절대아니다. 그냥 떼쓰는 울음인지 파악하는거 자체가 큰 스트레스다. 모든게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수면교육이 절대 엄마가 편한 방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게 더 힘들어서 나는 그냥 자연스럽게 하기로 했다. (수면교육이 부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뜻은 아님) 흔히 말하는 ‘퍼버법’말고 ‘쉬닥법’정도로 울때마다 안아주고 다시 내려놓아봤다.

그 결과, 지금 일단 잘 자는 것 같다. 울면 일단 안심시켜주고 계속 내려놨더니 어느순간 잠은 누워서 자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다. 지금은 안아서 재우려고 해도 졸리면 범퍼침대를 가리킨다. 그러면 ‘내려줄까?’하면 ‘응’이라고 한다. 의사소통이 되니 참 편리하다.

 

분명 이 시간에도 수면과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정말 너무 악질 잠을 자서 엄마가 너무너무 힘든경우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수면교육’을 시도해봐도 좋을 것 같다. 산후 우울증이 얼마나 심한지 알지 않는가. 그대신 수면교육이라는 것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아까 언급한 전제조건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실행해야 한다. 절대로 아이를 그냥 방치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퍼버법(그런데 이것도 좀 아이러니한게, 실제로 자료를 찾아보면 퍼버박사가 아이를 그냥 두라고 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냥 편의상 퍼버법으로 칭한다)보다는 쉬닥법이라고 하는 정도의 방법을 추천한다. 엄마 마음도 편하고 아이도 확실히 안정감을 느낀다. 모든지 너무 극단으로 치닫지 말자. 원칙정도만 이해하고 아이의 기질을 충분히 반영하자.


예컨대 우리 아들은 쉬닥법으로 했을 때 잘 자는 편이라 다른걸 굳이 하진 않았다. (아이마다 다르니 정답은 없다) 울면 안아서 달랬다. 잠에 들때까지의 과정을 퍼센트로 표시하자면, 약 95%진행됐다고 생각될 때 아이를 내려놓는다. 그러면 약간 칭얼칭얼 대는 정도로 바둥바둥 거리는데 이때 나는 에르고파우치를 사용했다. 약간 바둥바둥 거릴 때 바로 에르고파우치에 올려놓고 지퍼를 딱 닫았다. 그러면 확실히 안정을 느끼는 것 같다. 다시 울면 바로 지퍼를 풀어서 안았다. 귀에 대고 ‘쉬~~~’하는건 그 이후에도 계속 효과적이었다. 이앓이로 고생할때도 신기하게 ‘쉬~~~’하면 안정됐다.


일어서기 시작할때는 또 애를 먹었다. 잠을 자다가 자꾸 일어난다. 울지는 않고 그냥 호기심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맘속으로 ‘그래 오늘은 20번 정도 팔 운동은 하자’라고 생각한다. 죠니가 범퍼를 잡고 일어나면 잡아서 토닥토닥 한 뒤 바로 내려놓는다. 그러면 죠니는 씩 웃으면서 신나게 일어난다. 그러면 나는 또 잡아서 토닥토닥하고 내려놓는다. 5번 정도 하면 벌써 진이 빠지기 시작하는데 이때 지치면 안된다. '그래 아직 15번이 남았다.' 하고 계속 반복한다. 신기하게도 20번을 넘은 적은 없다. 그렇게 계속 눕히면 본인도 졸리기도 하고 지친다. 누워서 뒹굴거린다. 그때부터 죠니는 뒹굴거리면서 자기 시작했다.


20개월 아기 수면교육이라고 하긴 애매하지만, 현재는 자기 전에 이를 닦고 책을 보다 잔다는 식의 수면의식을 만들어놨다. 나도 그게 좋았다. 그런데 항상 더 놀고 자잔다. 호키포키 노래틀고 내 두 손을 잡고 방방놀이를 10분 이상 해야만 진정이 된다. 그러고나서 책을 10권 이상 읽어줘야 한다. 낱말카드도 해줘야한다. 공도 몇번 던져봐야한다. 겨우 달래서 범퍼침대로 이동한다. 잘때도 뒹굴뒹굴 내 얼굴을 쓸고 만지고 뽀뽀하고 그렇게 긴 시간을 들여서 재운다. 힘들긴하지만 그렇게라도 잘 자주어 기특하다. 그리고 그 시간은 정말 골든 타임이다. 워킹맘인 나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다. 완전히 100% 엄마에게 집중하는 시간. 범퍼침대에 누우면 어둡고 고요하고 오로지 아들에겐 놀거리가 나밖에 없다. 둘이 천장을 보고 누워서 다리운동도 해보고 노래도 불러본다. 소리내는 걸 곧잘 따라한다. 엄마 예쁘다고 해줘~하면 내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옴마아~~’하고 자기 볼을 대준다. 요즘 새로운 습관은, 자기 배게를 이리저리 돌리고 굴리고 하다가 덮고 자는 것이다. 베개를 자기 배에 얹고 어느순간 잠에 빠진다. 나는 요즘 잔여 체력이 없어져서 죠니가 잠든걸 확인하는 순간 나도 기절한다. 밖에서 남편이 기다릴때도 있어서 미안하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