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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디 흔한 대리급 사원이 하는 고민일 것이다. 입사한지 만 4년 7개월이 될동안, 무원칙과 랜덤 막무가내 인사폭풍을 견디며 나름 짬이 찼다. 사원급 중에서는 말이다. 소위 쩌리짱 같은 느낌?(쩌리가 나쁜뜻이 아니라 직급중 제일 낮다는 뜻이다)

우리 회사 시스템상 우리만큼 오래 신입 타이틀을 단 사원이 없을 것이다. 위에다 말해도 들리는 돌아오는 소리는 우스갯소리뿐. 내가 대리가 되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다. 너무 시스템이없다.

그래 시스템이 없는건 이해한다. 대기업처럼 시스템이 있어야만 굴러가는 회사규모는 아니니까 말이다. 그런데 인사이동은 정말 문제가 있다. 내가 맡은 업무가 이제 좀 익숙해질 2-3년차에 대 위기 대 위기가 찾아온다. 열심히 일을해도 내가 쌓은 네트워크 유지는 커녕 쌩뚱맞은 일을 한다.

회사에서 자아 찾는게 제일 멍청한 짓이겠으나 이건 정말이지 적성에 안맞는다. 일단 너무 많은 사업을 맡고있고 그나마도 관심있고 열정가는 일을 하게 놔두질 않는다. 갑자기 하루아침에 팀장일도 맡고(그럴거면 팀장 월급을 줘라. 법카를 주든가!나만없어 나만없어 다있는데 나만없어), 힘들면 상사에게 역으로 일을 시키란다. 사원이 알아서 일하다가 부족하면 과장에게 일을 요청하는 구조다. 말이 되는 소리인가 심히 고민 아니 자괴감이 들었다. 벙 쪘는데 다른 층 후배가 똑같은 소리를 하네. 거기도 만만치 않구나. 아 조직문화구나.

이런 시기에 직장이 있다는것도 행복한 일이고 감사한일이다. 다시 감사 모드.
감사감사 모든것에 감사합니다. 하지만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인사와 승진은 경영진이 '생각났을때', '그냥 다루기 쉬워서', '이번엔 이 일을 시켜볼까' 정도로 보인다. 그래 어차피 회사의 한 부속품이겠지. 다 그렇지 뭐.

이번에 팀의 한 분이 회사를 떠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박수를 보내드린다. 올해 정말 독박썼다. 질렸을것같다. 전 본부장님도 매출압박에 시달리다 모든걸 털고 해외여행을 다니신다고 한다. 나는 어떤 모습으로 떠나게 될까. 설마 정년퇴직하려나.



그래도 아직 젊은지 입사했을때가 생각난다. 회사에 와서 얻은건 친애하는 동기들과 동료들. 혹시라도 언젠가 각자 다른곳에 있더라도 항상 자주 봤으면 좋겠는 소중한 인연같다. 동기가 없었다면 버티지 못했을것이다. 다 능력있는 친구들인데 회사가 잘 써먹지도 못한다. 흔히 우리끼리 우스갯 소리를 하지. 우리는 엑셀 오류로 입사했고 엑셀누락으로 아직도 사원이라고. 기분 나쁠일도 없으나 썩 좋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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