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이유로 오픽이 필요했다. 오픽점수는 생각보다는 잘 나와줬다. 그런데 이번에는 토익 점수가 필요했다. 토익은 난감했다. 토익을 본지가 10년이 넘었고, 말로 하는 것 말고 문법적인것이나 단어에 매우 약했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정말 토익과 오픽의 상관관계는 별로 없는 것 같다)
토익을 공부하기가 싫어서 손 놓고 있다가 날짜가 다가왔다. 그렇다고 또 학원이나 동영상 강의를 들을 시간따위는 당연히 없었다. 그래서 또 유튜브를 슬렁슬렁 기웃기웃 거리다가 엄청난 강의를 발견했다. 와이비엠에서 무료로 하는 강의인데 그 중 박강사님(파워 토익) 강의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귀에다가 때려박는 이 정확하고 똑부러지는 강의, 그리고 딱 내 의식흐름이랑 비슷한 속도의 말 빠르기. 그야말로 나랑 주파수가 딱 맞는다.
그리고 이미지 트레이닝처럼, 엄청난 자신감을 줬다. 나는 특히 파트 5같은 문법적인 부분에 매우 취약하고 문제를 보자마자 쫄아버린다. 그냥 읽어보고 감으로 찍는다. 오픽이 아무리 IH가 나와도 나는 토익은 정말 못한다. 그런데 이 부분에 박강사님이 매번 하는 얘기가 있다. ‘난 해석 안해요. 해석 안해도 돼. 이건 문법 문제예요’라고.
나는 문법이라는 말을 후천적으로 싫어하게 됐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시절 ‘말하고 듣는 영어’ 붐이 불었고 문법이란 마치 ‘비효율적이고 쓰이지도 않는 구시대적 언어 학습방법’처럼 오히려 배척당하는 분위기였다. 안그래도 영어 스펠링만 보면 울렁거려서 아싸 하면서 그 기류에 편승해서 심리적으로 문법이란 단어만 나와서 싫어했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대충 하는 영어도 어느정도 입에 붙고 업무적으로도 쓰다보니 문법이라는건 기본적인 규칙 같은 것이고 조금이라고 알면 훨씬 더 소통이 편하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깨달으면 뭐하나. 절대로 공부할 만한 시간과 의지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강제로 토익시험을 보면서 공부를 하니 나름 재밌는 구석이 있다. 나는 참고로 이 업계에 있지도 않고 그 강사님을 전혀 알지 못하며, 감사하게도 무료강의로 학습해서 일단 원하는 점수를 만들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쓰는 것이다. 광고가 절대 아니다. 단기간에 인증해야하는 수험생들에게 최적화된 강의가 아닐까 싶다.
나는 이번에 원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면 딱 한번 더 기회가 있을 뿐이어서 그야말로 애가 타들어갔었다. (바보같이…미리미리 좀 준비하지 쯧쯧) 그래서 나는 보험을 들어놔야했다. 토익시험 점수가 나오자 마자 바로 토익을 접수하는 방법, 나오기도 전에 일단 접수 해놓는 방법이 있겠지. 그런데 토익은 환불 규정이 빡센 편이다.
그런데 다행히 보통 국가고시 등에서도 많이 인증 시험으로 인정받는 지텔프가 있었다. 나도 이 지텔프를 보험으로 들어놨다. 한번도 보지 않은 시험이라 부담스러웠지만 대체적으로 토익보다는 접수가 잘 나오는 편이라는 평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텔프는 환불규정이 꽤 자비롭다. 시험 날짜 전후로 해서 환불 수수료가 있긴 하지만, 환불 기간과 상관없이 접수한지 8일 이내에 취소하면 100%환불이다. 그리고 문의 답변도 토익과 지텔프 담당자들이 모두 친절하게 답을 해줘서 좋았다.
그래서 나는 토익 점수가 발표되는 날 기준으로 역산해서 8일이 되는 날에 마침 지텔프 정기시험이 있었다. 그래서 일단 그것을 접수를 했다. 그리고 토익 점수가 발표되는 날, 점수 낙방이면 그대로 지텔프를 보면 되는 것이었고 점수가 잘 나오면 바로 환불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운이 좋게도 후자여서 나는 취소를 했다. 이게 뭐라고 또 100%환불해주는 지텔프 감사합니다.
이제 한걸음 뗐고, 작은 성취감이 자신감을 주는 것 같았으나… 연말 분위기와 연말 어린이집 방학과 징검다리 휴가로 난데 없이 대 위기를 맞이한다. 요즘은 제정신이 아니다. 회사 일은 많아지고, 쌩뚱맞은 인사발령은 새해부터 사기 저하와 의욕저하를 불러일으켜 심지어 식욕을 저하시켰다. 진심 궁서체다. 아무것도 제대로 되는게 없지만, 시험뿐만 아니라 인생 다 그렇지 않겠는가.
예전에 한 특강 강사분이, 모든 시험은 120%를 준비했을 때 80%정도로 나온다고 한 말이 은근히 내 머릿속에 각인돼있다. 그런데 현실은 100%준비도 너무나 버거운 상황이다. 이때쯤이면 이제 버릴 파트를 정해야하는 정도다. 그 말이 맴돌면 스스로도 괴롭지만, 내가 가는 이 길과 내가 준비하는 방식은 어차피 불가능한거였고 그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보자는 열정으로 깡으로 뚫고 가야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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