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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씹덕사. 우리 아이는 잘 때 물을 너무 많이 찾는다. 나는 너무 졸려서 짜증을 낼때도 있는데, 물론 항상 잘 갖다주지만 자꾸 이러면 나중에 배변훈련에도 나쁠것같고 혼을 내기도 그렇고(사실은 자격부족이지만) 꾹 참다가 가끔 너무 졸려서 폭발하는 것이다.

요즘은 내가 이래저래 극강의 피로감을 호소하는데 새벽 2시에 아이가 깼다. 물을 달라고 했다. 잠들기 직전에 물이 아주 조금 남아서 재촉하면서 그냥 자라고 겨우 달래서 그냥 재워서 속으로 만세를 불렀는데, 결국은 2시에 깨서 물을 달란다.

겨우 진정했지만(너무 졸려서) 자꾸 왜 물을 먹냐고 밤에 너무 많이 마시면 안좋다고 내가 또 엄마답지 못하세 틱틱 거리면서 주방에 가서 물을 갖다 줬다. 그때까지 얌전히 앉아있다가 내가 컵에 물을 떠서 갖다주니 그걸 받아들면서 속상한 표정으로 물이 없으면 속상해하는 것이다. 그 특유의 속상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이다.

나도 잠들면서 기침이 수도없이 나오는 요즘, 원래도 물을 잘 먹는 아이가 얼마나 목이 말랐을까. 짜증이나 훈육 뒤에는 언제나 더 큰 자책감과 죄책감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법. 이번에는 완전히 역풍을 맞았다. 목이 말라서 달라는걸 나는 왜 그리 짜증을 낸걸까. 어차피 갖다줄거 갖다주면 되는데! 이제는 아예 물을 방에 갖다놔야겠다.

이제 자기 감정도 표현할줄알고, 울지않고 말하는 법도 알다니, 언제 또 이렇게 훌쩍 컸나 모르겠다. 너무나 사랑스럽고 지나는 이시간이 아쉽고. 아이로 인해 이날도 반성하면서 보냈다. 아이가 나 공부하라고 새벽 2시에 깨워준건데 다시 자다니 이건 내 실수. 내일부터는 철야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하는 아이를 위해 이제 퇴근하자마자 잘 분위기를 바로 조성한다. 나는 잘때도 바로 안자고 아이와 한~참을 대화하고 놀다가 자기 때문에 최대한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할 것 같다. 아침에는 7시에 기상이다. 나때문에 일찍 일어나는 아이가 가엽고 안쓰럽다. 그리고 가끔 컨디션이 나도 안좋을때 이 가엽다는 생각이 하늘을 찌르면 그날은 또 하루종일 죄책감에 시달린다. 안쓰럽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그냥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야한다.

그래서 아침에 사탕으로도 깨우고 흔들어도 깨우는데 최근 효과적인 방법은 '방탄 형아들'이다. 엄마가 방탄소년단 팬이다보니 같이 시상식을 챙겨봤다. 이녀석이, 엄마가 좋아하는것을 깨닫고 같이 좋아하기 시작한다. 역시 아이는 어른들의 거울이다. 아침에 안일어나는 아이를 향해 '어!! 방탄 형아들 나온다~~'했더니 뻥 안치고 벌떡 일어난 적이 있다. 그리고 가끔 방탄소년단의 idol노래가 나오면 '이거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지이?'한다. 그리고 열심히 부른다. 3살짜리가 부를 수 있는 최대치로 노래를 불러준다. 엄마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정말 사랑스러운 존재다. 사랑하기도 부족한데 짜증 내지 말자. 이 모자란 애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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