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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칭 '엄마표영어'의 그 뭔가 체계적인 것은 안하고(못하고) 있지만 끈은 놓지 않고 있다. 그러다 문득 실패기가 궁금했다. 생존자편향이 생각난 것이다. 성공기가 아니라 실패기를 잘 봐야한다. 왜 실패했고, 어떤 실패를 했고, 어떤 문제가 따라올 수 있는지(가령, 고학년이 되어 영어를 거부한다든지) 이런 점을 유의해야한다. 실패기는 잘 드러나지 않기에, 용기내서 말해준 선배엄마들의 주옥같은 조언을 적극 흡수할 요량이다. (그러나 실패기는 생각보다 많지가 않았다.)

그런데 <엄마표 영어 성공기 or 실패기>라는 주제에선 특이한 지점이 있다. 그 목표가 무엇인가에 관한 것이다. 누군가의 목표는 외고 진학, 누군가의 목표는 수능만점, 누군가의 목표는 일상대화다. 엄마들마다 다르다. 각각의 목표치에 따라 실패냐 아니냐가 갈린다.(성공이냐 실패냐 결국 엄마가 판단하고 공표하는거니까) 엄마표 영어 실패기라고 나온 글이라고 해도 잘 보면 아이가 영어를 엄청 잘하는데 외고만 못갔거나 하는 케이스도 존재하는 것이다. 이건 실패인가 안실패인가.

아직 뭘 많이 연구한건 아니지만, '끝 지점을 생각해보자'가 머릿속에 남았다. 영어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다. 목표하는 지점에 다다를 때까지 지속가능한지가 일단 중요하고, 그 목표가 아이의 인생에 가치 있는 일이 될지가 또 중요했다. 아이를 위해 하는 것인데 막상 아이가 스트레스 받거나 원하지 않거나 필요하지 않을수도 있다. 통상 말하는 엄마표영어를 하려면 언어적 머리가 어느정도 뒷받침 돼야 하는 것도 사실이고 말이다.

결론은, 아이를 이해하고 자신에 대해 공부하는게 더 우선순위가 된다. 실패기 중 많은 케이스는 아이가 영어를 싫어하게 되는 것 같다. 질려버린다고들 한다. 아마 이 이유때문에 많은 분들이 책 선택에 고심을 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읽을 수만 있다면 책을 확실히 매력적인 학습수단이니까.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를 관찰해보고 아이가 영어를 즐겁게 여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에서 내 역할이 형성되는게 아닐까.

난 책이나 문자 관련 문제는 7세 전후로 나누는걸 좋아한다. 각종 주장에도 불구하고 뇌과학이 팩트가 제일 강력하니 말이다. 7세 이전의 아이들은 독서 행위가 어른과는 차원이 다른행위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특수 영재 제외) 문자를 식별하고, 음성으로 읽어내고, 읽어내는 글자의 뜻을 떠올리고, 그 뜻이 가리키는 의미와 그 의미들을 이전 기억이나 지식 속에 버무려 또다른 뭔가를 떠올리거나 하는 일련의 행위가 독서다. 이 과정은 7세 이하의 어린이들은 할 수 없다. 영어도 당연히 마찬가지가아닐까? 이를 고려해 내 엄마표영어의 지향점과 목표점을 정해봤다.

일단 7세 이전까지는 영어라는 세계가 있다는걸 인지시킨다. 그리고 영어를 낯설지 않을 정도로 친숙하게 만든다. 매우 간단한 일상 회화 혹은 그냥 내가 말하는 내용을 알아듣고 대답 정도는 할 수 있는 상태까지 되면 더할나위 없겠다. 그리고 7세~8세엔 한글을 기준으로 독서를 점점 늘려나겠다. 5대5로 할 수 없으니 중점은 일단 한글이다. 이때쯤은 외국인 친구를 사귀게 해주고 싶기도하다.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것을 구체화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엄마 뇌를 닮았다면 충분히 다 커서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일단 7세까지 목표를 정하니 그 뒤는 잘 모르겠네. 7세까지라도 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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