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을 붙여서 한다. 이전까지는 한 단어로만 얘기했었다. 귤을 달라고 할때는 '주세요'만 한다든지 '뚤!'했다. 그런데 이제는 '뚤 아찌아(주세요)~'라고 했다. 심지어 자다 깨서 '물 아찌아'하고 엄청 자연스럽게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정말 신선했다. 와 이제 진짜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단어를 단지 소리내서 비슷하게 말하는 데에서 나아가 자신이 뭔가를 문장을 만들어사 표현하기 시작한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숫자를 읽기 시작했다. 죠니 친구가 숫자를 읽는다고 해서 너무너무 신기했는데 얘도 시키니 따라하네? 오. 신기하다. 갑자기 또 번뇌가 꽂힌다. 내가 결국 가르쳤어야 하는 것인가. 또 쓸데 없는 걱정. 하지만 이로써 한가지 또 고민되는 점이 생겼다. 아이에게 어느정도의 교육을 해줘야하는가. 아직 아이가 어리기도 하지만 세월은 빠르게 흐르므로 곧 교육에 관한 가치관을 정립해야 할 시기가 올 것이다. 이제 슬슬 옆에서 영어로 말하는 애가 나오기 시작하면 '영어를 가르쳐야 하나 말아야 하나' 또 귀가 팔랑팔랑 거릴지도 모른다. 맞는 교육방식은 없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일관적으로 대응하면 된다. 이렇게 생각은 하지만 나란 인간의 정신상태는 한낱 갈대와 같다.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또 다쳐왔다. 크게 다친게 아니라 다행이라고만 생각해야겠다. 친구한테 긁혀서 눈썹쪽에 상처가 났다. 어린이집 원장님이 피부과에 데려갔다. 불과 2주만의 일이다. 자꾸 이런 일이 발생하니 나도 속상하고 선생님은 곤란하다. 어린이집이 문제가 없다는 가정 하에 그분들도 참 난감할 것이다. 내 맘 속도 찢어지지만, 어디 하소연한다고 되는 문제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린이집을 당장 그만둘 것도 아니고. 이래저래 속상한 밤이다.
아참 그리고 코피도 났다. 코에 피딱지가 있는게 보였다. 얼마전에 코피가 나서 병원에 갔는데 당연히 큰 문제는아니고 비염기가 있고 건조해서 핏줄이 터진 것 같다고 했다. 그게 다시 문제가 된 것 같다. 어린이집에서 딱히 언급이 없이, 오늘 얼굴을 긁혀오니 속상해서 내가 굳이 문자메세지로 선생님께 코딱지에 대해 물어봤다. 다행히 줄줄 흐른건 아니고 약간 피가 묻어나오는 정도고 통상 있을 수 있는 수준이라 딱히 언급은 안했다고 한다. 선생님도 많이 죄송해하고 나도 이런 상황이 너무 불편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선생님에 대해 실망하거나 못믿겠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 우리 아들 많이 예뻐해주시고, 이런 아기들을 두세명씩 돌보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아이들은 1초만 안봐도 사고를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그저 내 마음이 답답하고 속상할뿐.
할 일은 많은데 자꾸 더 많아지고, 애는 다쳐오고 그냥 마음은 답답하고.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어야 마음이 평안하다. 전자책을 잔뜩 또 빌렸다. 나는 아무것도 사실 집중할 수 없는 상태다. 멘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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