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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생생하지만 언젠간 잊을만한 것들을 열심히 적어보고자 한다. 블로그에 끄적였던 그 많은 사진들이 결국 육아일기가 됐던 것처럼. 요즘은 기록 중독이다.

다다음주면 700일을 맞이하는 아들은 요즘 색깔 맞히기에 재미들렸다. '파랑', '피융'을 좋아한다. 실제로 좋아하는 색은 초록색이다. 자주 보는 유튜브에서 색깔을 영어로 말한다. 연관 동영상이 거의 또 영어 색깔 영상이다. 아들 귀에는 그 중에서도 '핑크'가 잘 들리나보다. 가르친 적이 없는데도 분홍색만 보면 '피융', '핑꾸'한다. 그런 모습 하나하나가 사랑스러워 미치겠다.

친구들 이름도 잘 말한다. 엄마만 알아들을 수 있는 발음으로 말이다. 그걸 알아듣고 주변 사람들에게 '지금 아들이 이걸 말한거예요'라고 말할때는 마치 새로운 생물을 발견해서 알려주는 사람의 마음으로 빙의해 뿌듯함과 자부심에 가득찬다. 아들과 나만의 비밀암호같다. 그리고 그 비밀을 가족들과 공유하고(때론 내가 공유받고) 그렇게 아들이 가족들 사이에서 웃고 떠들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너무 좋다.

밥은 잘 먹는 편인데 먹는 것에 비해 살이 크게 찌는 편은 아닌 것 같다. 사실은 키가 계속 보인다. 하, 나도 어쩔 수 없는 욕망엄마구나. 반성한다. 어린이집 사진에서 아들이 조금만 작아보여도 신경이 쓰이는 것인데 그런 내 자신이 한심하다. 지금 몸무게와 키가 평생 가는것도 아니고 1~2센치 무슨 소용이랴. 그런 내 모습에서 불안함을 느낀다. 이러다가 나중에 친구따라 강남보낼 분위기다. 역시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선 모든걸 해주는 사람이 되는게 아니라,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중심을 잡아주는 사람이 돼야할 것 같다. 참고로 지금 몸무게와 키를 제대로 재본 적도 없다. 부츠에 패딩에 옷 두겹 입고 13.9정도 나오면 그래도 13키로는 넘을 것 같은데, 집에서 재면 또 12키로 후반이기도 하고 오락가락한다. 키는 84~85정도 되는 것 같다. 사실 안재봤다.

이제 친구와 노는 개념이 좀 있는 것 같다. 키즈카페에 가면 친구랑 같이 놀자고 옆에 쓱 껴서 앉는다. 손가락질로 자기가 해보겠다고 나를 쳐다본다. 친구가 뛰면 같이 뒤따라 뛰어간다. 친구가 장난을 치면 똑같이 따라한다. 엄마가 하는 행동도 그대로 따라한다. 신기하고 귀엽다. 새로운 곳에 진입했을때는 많이 무서워하는 편이라 항상 "가~치,가치'하고 손을 잡아끈다. 여전히 겁이 많고 행동도 조심스러운 편이다.

 

 

엄마~~엄마~~ 엄마~~~소리를 한 20번 정도는 해야 뿌듯해한다. 엄마가 화난것 같을때는 아빠를 꼭 찾는다. 잠들기 전에는 엄청 많이 뒤척이는 편이다. 그러다가 자기 시작하면 프로슬리퍼다. 잘 자는 편이다. 이가 나거나 하는 시즌에는 중간중간 깨는 바람에 나는 그게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아예 잠을 자지 않는게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조금이라도 자는게 낫다. 

엄마와 이제 어느정도 대화가 통하고, 어느정도는 그래도 협상이 된다. 그게 제일 재밌다. 예컨대 무언가를 달라고 조를때, '엄마한테 뽀뽀해주면 줄게'라고 했을때 조르륵 와서 바로 '쪽'하고 뽀뽀를 해주는 상황? 사랑스러워서 나는 또 정신이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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