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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매우 재밌었다. 추후 찾아본 실제 라이브에이드를 보고 전율이 일어날 정도였다. 프레디를 연기한 분 리스펙트. 그리고 나머지 멤버를 연기한 분들은 아무것도 안해도 외모가 리스펙트. 그냥 똑같으시다. ㅋㅋ 그들의 캐스팅 비화들을 찾아보고 라이브에이드를 보고 신나하니 확실히 영화에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프레디 외에 멤버들이 다 존재하고 있는 상태에서 당연히 그들의 고증이 100프로에 가깝게 반영됐을 것이라고 본다. 즉 어찌보면 그들이 기억하는 프레디 머큐리의 모습과 감정선이 나와있는 것이다. 이게 사랑스러운 점이고 내가 영화를 감동스럽게 본 포인트다. 이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어 글을 써본다.

살다보니 재밌고 아이러니한 점이 있다. 동창들을 만나면 그들이 기억하는 내모습이 내가 기억하는 그때의 내모습과 좀 다를때가 꽤 있다는 점이다. 당황스러울 정도라 매우 황당하면서도 그 느낌이 절대 나쁘진 않다. 왜냐면 이걸 같이 추억해주는 친구들의 기본 감정은 호감이고 꽤 다른 느낌적 '진실'은 달라도 당연히 '팩트'는 정확하다.

마치 이런 것이다. 내가 A라는 친구랑 친한데 B라는 친구가 이렇게 말한다. '야~ 네가 그때 A엄청 따라다녔잖아 웃겼음' 잘 생각해보면 나는 A를 굳이 따라다닌건 아니고 A를 비롯한 C와 D가 다 같은 반이라 그 반에서 밥을 먹을라고 간거다. 제 3의 친구가 보면 저런 말이 나오긴한데 결국 그 친구도 내가 A랑 C랑 D랑 다 친한거 알고 하는 말이다. 그리고 뭐 잘 생각해보니 나는 다친하다고 생각했는데 그중에서 그래도 0.01프로 정도라도 A를 더 편하게 생각했다. 이 과정에서 또 자아성찰을 한다. 내가 보는 내모습은 100프로 주관인데 남을 통해서 내모습을 들으니 황당한 점 속에서 다른 면의 진실을 본다. 동창 모임을 가면 이런 짜릿함이 있다. 내 모습을 기억해주는 너무나 소중한 친구들.

말이 길어졌으나 이런 점에서 보헤미안 랩소디도 재밌었다. 프레디의 괴짜같은 모습들 등  영화에 나오는 프레디의 모습은 100프로 그를 사랑하는 주변사람들이 기억하는 그의 모습이다. 혼자서 한 말이라든지 미묘한 얼굴표정의 변화등등 사실 주변사람들의 상상이 가미된것이다. 그 행동 하나하나는 애정어린 시선이 들어갔겠지. 어쨌든 주변 사람들은 진실 그대로 핵부터 존재하는 모습이라면 프레디는 피부부터 거꾸로 채워진 환상속의 인물같이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영화가 이런 미묘한 감정변화를 애초에 포커스한 느낌은 아니다. 그가 그렇게 행동하고 느꼈을만한 주변 상황들이 더 재밌게 다가오도록 한 것 같다. 그러면서도 그의 심경변화나 행동들이 이상하거나 개연성 없거나 의구심을 가지게 하진 않는다. 실체가 없는 것이라도 증명하는 방법이 있다. 도저히 그러지 않고서는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게 너무나 명확한 경우, 실체 없는 그 무언가는 무 실체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그 존재를 인정받는다.
 
뼈와 살부터 채운 프레디가 아니고, 마치 석고몰드에 애정을 가득넣어 만든 환상 속의 프레디. 이게 환상속 상상이라는 느낌보다 주변 사람들의 애정과 사랑이 그의 모든 움직임과 발언에 가득담겨있기에 정말 오히려 또 그가 살아있는것만 같다. 그는 멋진 인생을 살았구나. 그의 무대는 아직까지도 살아남아있다. 그리고 지구 건너편 어딘가, 그를 실제로 본 적도 없는 내가 감동과 에너지를 받았다. 리스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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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겨울방학에 맞춰 나는 여러가지 계획을 짰다. 주 목적은 미술관이었다. 아이에게 시각적으로 독특한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마침 나의 마음을 누가 읽기라도 한듯, 전시회 표가 생겼다. 그중 눈길을 끌었던 것이 슈가플래닛이었다. 일단 표부터 전시장 이미지가 파스텔 톤으로 예뻤다. 아이가 뜻을 당연히 몰라도 색깔이 예쁘다고 생각할 것 같았다. 사탕, 솜사탕 등등의 이미지도 친숙했다. 그래서 바로 슈가플래닛 전시회를 보러 고고했다.

평일에 서울로가는 길은 나쁘지 않았다. 강제로 업무태만인 우리집 자동차도한껏 드라이브도 해줬다. 어딘가에 나갈때는 신난다. 미세먼지도 많지 않았다. 아이도 컨디션이 좋았다. 한강도 보고 아이는 한강을 외치며 좋아했다. 한강을 지나 전시장에 도착했다.

서울숲 주변 맛집을 일단 방문했다. 2019년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된 '할머니의 레시피'를 방문했다. 평일이라 그런지 다행히 대기는 없었다. 깔끔한 한정식이고 무엇보다 애기가 떡갈비를 너무너무 잘 먹어서 그걸로 나는 이미 다 만족했다. 애가 밥을 잘 먹으면 애가 해야할 임무를 충분히 완수한 느낌이다. 

밥을 든든히 먹고 전시장에 도착했다. 이것저것 아기자기한 것들이 눈에 띈다. 36개월 미만은 무료입장이라 인증을 해야한다. 나는 등기부등본을 들고 갔다. 사진으로 볼때는 엄청 뭔가 많아 보였는데 실제로는 몇몇개의 포토스팟 느낌이다. 그렇다고 별볼일 없는건 아니다. 무엇이든 새로운 자극은 다 좋다. 이런 전시물들은 평소에 절대 볼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런 면에서는 완벽한 아이와의 경험이었다.

아이가 보고 즐거워했으니 그걸로 됐다. 나는 생각보다는 재미적인 요소는 부족했다고 느꼈지만 내 목표는 이미 다이뤘다. 아이들이 함께 이것저것 보면서 즐기면 그걸로 됐다. 특히 모니터에 손을 대면 마시멜로우가 움직이는 연출이 된 방을 죠니가 유독 좋아했다. 그런 아이를 보는게 또 부모의 기쁨이지. 말도 잘 듣고 즐겁게 놀고 조심히 모두 잘 귀가했다.



<슈가플래닛 예매정보>

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sm=tab_etc&pkid=360&os=8608088&query=%EC%8A%88%EA%B0%80%ED%94%8C%EB%9E%98%EB%8B%9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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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팬임을 미리 밝힌다. 편파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닌것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건 한 가수에 대한 관심을 넘어, 우리 사회가 얼마나 병맛같은지 느끼게 해주는 전설적인 사례로 남을 것 같다. 국내외에서 가요프로그램 1위를 밥먹듯이 했고(압도적인 차이로) 그리고 무려 빌보드 메인 차트에서 2번이나 1위를 했다. 더 이상 뭘 어찌해야 더 위로 올라가나 싶었다. 그런데 한국은 견고했다. 그리고 바보같이 그걸 민망하게 다 드러냈다.

과거의 영광은 인정한다. 나도 가수에 대한 악감정 전혀 없다. 그들의 지난 성과는 물론 대단하고 나도 좋아하지만, 단지 올해 2018년을 놓고 봤을 때, 연말 시상식이 그 해에 큰 성과과 반향을 일으킨 무대를 모아놓은 것이라고 해석했을 때 과연 마땅한 자리였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공로상도 아니고. 그들의 업적은 멋지고 무대도 좋지만, 올해 도대체 얼마나 더 했어야 하는가. 그리고 마치 짠것처럼 지상파에서 모두 이 일을 저질렀다. 국민들이 아직 유튜브도 안보고 미국 소식도 못듣고 하는줄 아나?

은밀하게 봐주는 식이 아니라 대놓고 저질렀다는게 놀랍다. 특히 mbc는 너무했다. 12부 시작과 엔딩 다 SM이었다. 이걸 기획을 해서 컨펌을 받았다는게 놀랍다. 하다못해 팬덤인 아미들은 아 그렇구나 하고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언론조작이 가능할것이라고 생각했나? 언론에서 다 그렇게 보도하면 다 그런가부다. 하는줄 알았을까? 나도 이미 덕후 세계에선 뒷방 늙은이인 30줄에 애미다. 그냥 나는 방탄소년단의 훌륭한 업적들에 매료돼 무대까지 찾아본 사람이다. 유엔연설은 물론, 문화훈장까지 받았다. 최근 멜론뮤직어워드에 깊이 감동도 받았고 이번에는 어떤 파격적인 무대를 보여줄까 내심 기대했다. 그런데 다 엑소다. 엑소세상이었다. 엑소 좋다.

이건 심각한 문제다. 아무리 잘해도 결국 너넨 이곳 천장을 뚫을 수 없어 라고 만천하에 박는 것이다. 잘한다는 수치가 너무나 객관적이다 못해 뾰족한데도 어쩔 수 없다. 언론도 그렇다. 결국 사실과 전후관계 모르고 기사는 다 엑소세상. 아이돌 세상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아 방탄이 아무리 잘나가도 역시 엑소구나 할게 뻔하다. 나는 방탄의 팬임에 앞서 그냥 평범한 사람이다. 빽도 없고 아무것도 없고 실력이라도 좋아야 대접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그 실력이 탁월해도 이런 대접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걸 대리체험한 느낌이랄까. 내것도 아닌데 뺏긴 박탈감이 꽤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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