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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보고 직전이다. 팀원들과 자료를 조사한다. 매번 매출때문에 고민이지만 다 그럴 것이라 본다. 다른 기업도. 그런데 이번에도 작년 데자뷰를 느낀다. 현안과제가 똑같다. 위에서는 '올바른'소리만 항상 하지만 그게 중간에서 다 흐지부지 된다. 중간관리자의 그 책임감이나 그런것도 이해할 수 있다. 안정성을 따져야 지탱이 되지. 더 위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책임을 져주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항상 '해보자'하는 분위기다. 이렇게 들으면 매우 좋은데, 문제는 말단 직원들에게 다 시킨다는 것이다. '해봐~ 책임지고'라고 한다. 책임자란다. 나는 사업부서에서 경력이 2년인데, 일단 한두가지 말고는 내가 내 사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지고 간적도 없고 그렇게 할 유인도 없었다. 너무 질려버려서 이제 적응이 좀 되려던 차에 나는 이미 탈출을 꿈꾸니 말이다. 나하나쯤 빠져도 회사는 잘 굴러간다. 그러니 사람이 귀한줄 모르지. 어떻게든 굴러는 간다. 다만 사람이 빠지고 들어오는 이 과정에서 손실이 꽤 있다. 그게 반복된다. 왜 위에서는 이걸 모를까 싶은데 세상얘기 들어보면 어디나 다 마찬가지인것같다.

내가 책임질 테니 일단 해봐해봐 책임지고는 너무나 다르다. 정작 권력과 연봉을 크게 쥐고 있는 관리직에서는 매출 올리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지금 이 배가 왜 침몰하는지, 어느부분이 문제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일단 달리라고 한다. 지금 엔진이 문제인데 외부 납땜만 하고 있다. 임시 땜빵만 반복하는 와중에 조직은 또 개편된다. 그 모든것에 질려버렸다. 내가 아무리 즐겁고 재밌다고 생각하는 일도 정치질에 한순간에 바뀌어버리는 조직구조, 사업 방향. 진절머리난다. 이래서 사람은 기술이 있어야하는가보다.

쓰고보니 진짜 현타온다. 이게 어딜가나다 똑같다는 것도 현타 유발 요인이다. 당장 여기만 벗어나면 해결될 일이 아닌것이다. 그것이 문제로다. 계속 이곳에 남는다면 이 발안요인을 다 견뎌야 하는것이다. 그렇다고 나가면? 바깥 세상은 춥단다.

신년보고 부담스럽고 하기 싫은 어느 직원의 넋두리 끝. 말해도 변화는 하나도 없을 것이며, ‘알았으니 매출 맞춰라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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