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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너무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옆 팀원이 당일에 퇴사통보를 받은 것이다. 나도 건너들었기 때문에 내일 가봐야 알겠지만 소문에 의하면 오늘 갑자기 사직서를 쓰라고 했단다. 그리고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했단다. 이게 말이되는가 싶다가도 아 이게 바로 직장의 참모습인가 싶다.

의리도 정도 아니다. 그냥 이윤에 안맞으면 내팽겨지는 것이다. 사실 내팽겨져야 할 사람은 그가 아니라 팀장이라는 것을 다 안다. 업무시간에 매일 펑펑 자는데 도대체 왜 이런 결과는 반복되는 거지? 이윤이 안맞으면 팀을 개편하고,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게 기업의 방향과 맞는지를 먼저 고민해봐야하는것이 아닌가. 철없는 소리인가.

저 일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우리의 일이다. 그런데 아예 처음부터 이걸 평가할 시스템, 열심히할 유인책이 없어도 너무 없다. 뭐, 다 힘들고 다 그렇다고만 하니 내가 이조직에서는 할 말이 아예 없다. 사직서에 왜 그냥 간단하게만 쓰는지 알 것 같다. 그래도 내 첫 직장으로서의 애정은 있지만,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없고 발령낼 가능성도 0%에, 이 일을 하면서 있다가는 온도가 올라가는지도 모르는채 삶아지는 냄비 속 개구리가 될 가능성이 200%다.

어쨌든 직장이라는게 이런 저런 리스크야 당연히 있을 것이다. 공무원이 아닌이상 언제나 해고의 위험도 있는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그렇게 조정를 할 수도 있긴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내쳐지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그나마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고, 그 옆 사람들의 사기는 대폭하락하고, 이탈이 생기며, 이를 다시 수혈할 방법이 없다는게 제일 큰 함정이다. 이직이야 자연발생적인 일인데, 사람이 빠지면 그 자리를 채울 시스템(직무가 없다), 뽑을 사람이 없다. 그게 문제인것같다. 갈 사람 가고 올사람 오면서 일이 돌아야하는데, 그게 안된다. 겨우 뽑은 사람들을 보면 '?'자가 들고, 그마저도 금방 나간다. 할많하않.

나도 예전에 당일 발령을 받은 일이 있다. 사실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진심으로 애사심이 땅에 떨어진 시점. 회사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열정을 가지고 좀 이제 일좀 해보려는 찰나에 약간 배신감을 느꼈다. 그래도 그때는 어렸고, 원래 순환근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히려 그 당시에는 그냥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6년이 지난지금은 그냥 완전히 '마구잡이식 인사'였다는게 확실하다. 내치면 내가 퇴직할 줄 알았지? 천만에 말씀. 그러고도 내가 4년을 버텼다.

인사관리라는 거창한 말이 아니더라도, 사람 관계에서 기본은 좀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동기 4명이 있다. 그중 한 동기가 간부급 팀장과 일을 했었다. 그런데 공공연하게 마치 두명정도는 퇴사할 줄 알았다고 말하는게 도대체 조직에 얼마나 도움이 될 일인지. 너무 충격적이었다. 사기저하에 특효약이다. 오히려 처음부터 정을 떨어뜨려놔서 지금은 정떼기가 더 좋네. 이 회사에 내가 정이 있다면, 내가 뭐라고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신 선배들, 동료들 덕분이다. 내가 이 회사에서 어떤 일을 했고, 어떤 보람과 스킬이 있었는지는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 없기 때문이다.

명예퇴직이 1년도 안남은 시점에서 열받아서 퇴사한 분, 갑자기 정말 미친듯이 쌩뚱맞은 곳으로 발령을 받아서 퇴사하 분.. 회사는 정글이다. 다들 회사 밖은 지옥이라고도 하지만. 아 쓰고 보니 개우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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