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보단 눈이 빡빡한게 힘들다. 인공눈물 두 통이 다 유통기한이 지났다. 처방받아 사는게 싸서 안과를 가야하지만 지금은 그냥 병원은 피하고 싶다. 몇천원 더 내고 그냥 약국가서 내일 사야지.
마스크로 무장하고 노트북 반드시 해결하고 와야겠다. 오랜만에 하는 차량 등하원도 조심히 잘 다녀와야지. 그리고 도서관 사물함에 가서 필기도구 좀더 가져오고 수험표도 뽑아와야겠다. 컴퓨터실가서 조심하면서 프린트 할거 다 해야지.
다시 일상을 재개하며 바로 일단 시험모드로 돌입한다. 노트북에 물 쏟아서 오늘 인강은 망한김에 생각을 고쳐먹었다. 내용 다 다지고 가면 기출 못푼다. 그러나 중요성을 따지면 기출이다. 그러므로 일단 기출부터 한다. 그래서 기출 시작했다.
아직 관계법은 진도 자체를 안나갔고 경제는 미시경제 문풀까지, 거시 및 국제 경제는 문풀 아직이며 회계는 구멍이 나있고 원가회계도 거의 듬성듬성이다. 이걸 기출로 채워야한다고 본다. 모든걸 다 짚고 넘어갈 시간이 없다. 선택의 순간. 고른다면 기출이다. 내 선택이 좋은 선택이 되길.
마음이 매우 불안하다. 명랑하게 공부를 하다가 1차 시작 시점을 잘못잡았나. 시작 후 계속 연말연휴 설연휴 독감연휴 코로나연휴 공부할 시간도 없고 쉴 시간도 없었다.
나는 요 며칠째 새벽에 공부를 하고 있다. 아이를 재우고 10-11시 사이에 공부를 시작한다. 아이를 재우다가 같이 잠들어버리기 일쑤였는데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좀 달라지긴했다. 잠들었다 해도 늦어도 11시쯤에는 깨긴한다. 뇌가 마치, 짓눌려 있다가 펴지는 라텍스같이 찌푸둥하게 느껴진다. 무조건 일어나야 한다. 한 문제라도 보자.
새벽 4시까지하다가 새벽 5시까지하다가 이번 주말엔 남편 믿고 6시까지 했다. 공부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우면 미쳤는지 졸리지도 않는다. 억지로(?) 누워 해가 뜰때 잠이드는것같다. 아이가 일어나는지도 몰랐다. 평일에는 나를 깨워주지만 주말이니 아빠랑 나가서 밥먹은것같다.
그렇게 오늘은 낮 12시쯤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식구들 점심을 만들었다. 간편채소를 사서 요리를 해도 오래걸린다. 코로나 휴가 기간이라 다 만들어먹게돼서 점심과 저녁을 먹고보니 설거지는 산처럼 쌓였다. 그와중에 애랑 놀아주고 샤워도 시키고 책도 조금이라도 본다. 나름 치열해보이지만 실제로 오늘 머리에 들어온건 재무회계 앞부분 유형 4개정도다. 효율은 떨어지고 체력은 바닥나고 정신도 너덜너덜하다.
그나마 애를일찍 재우려고 하다보니 애를 들들 볶는다. 빨리자자 소리를 오천번 하는것같다. 아이한테 미안하다. 미안한 만큼 더 집중해야하거늘 이렇게 버리는 시간이 안생길 수가 없다. 마음은 어디 둘 곳이 없이 초조하게 붕떠있다. 아직 완벽히 끝냈다고 할만한 과목도 딱히 없는것같고 작년 불합격의 기억이 뇌리를 스치면 갑자기 공부가 싫어진다.
하지만 어쩌랴. 꼭 필요한 과정이다. 2차합격 목표인데 여기서 이렇게 쫄아버리면 아예 안해야지. 내 머리가 이렇게 안좋았는지 몰랐고 그저 예전기억으로만 될것같았는데 모든건 바뀌었고 내 상황은 매우 안좋다. 며칠 더 새벽공부를 이어가고 어서 시험 전에는 시험볼때의 컨디션을 만들어야지.
무서움은 안보이는 데서 시작한다. 불안함이 있다면 한번 글로 써보라는 한 공신의 조언이 떠오른다. 노트에 써내려가면서 공부계획을 나눠본다. 내가 살면서 이렇게 체계적으로 계획을 짠적이 있나 싶다. 작년까지만 해도 목표가 앞서서 내가 2시간에 할 수 있는 공부량을 몰랐던 것같다. 하지만 올해 그나마 발전한게 있다면 내능력을 고려해 조금 더 현실적인 계획을 짤 수 있다는 것이다. 3일전부터 투두리스트를 쫙쫙 긋게됐다. 애초에 현실적인 계획을 짜니까 그런 것이다.
나는 분명 발전했다. 퇴사도 했다. 하지만 그게 시험합격을 보장하는게 절대 아니다. 그리고 시험을 보기로 맘먹고 퇴사한 순간부터 이런 심리적인 싸움에서 무너지지만 말자고 스스로 약속했다. 시험을 보기 전 불어닥치는 극도의 불안감이 나를 시험비최적 인간임을 증명하는 것 같지만 나는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게 아니다. 하고 싶었고 해야할일을 할 것이니까 해쳐 나가야한다. 글을 쭉 쓰니까 조금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 시험적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하여 이 글들이 추억의 글이 될수있게 최선을 다해야지.
(수험생)일상이 무너졌다. 현타가 왔다. 하지만 예전처럼 무기력하진 않을 것이다. 오늘도 하루종일 아이에게 티비를 보여주면서도(물론 중간중간 같이 장난감도 가지고 놀고, 책도 보고, 활동 스티커 놀이도 하고, 밥도 먹고, 간식도 먹고, 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막상 공부는 못했다. 결국 이렇게 또 새벽이다.
새벽에 공부를 하면 조용하고 그나마 내 시간이라 좋긴하다. 하지만 일주일째 이렇게 하니 뇌가 힘들어하는 것 같다. 잘때 안자고 하다보니 컨디션이 영 안좋다. 힘들어한다고 쉬엄쉬엄할건아니다. 부딪힐것같으면 더 세게 밟아! (운전 아님. 심리적인 것임 ㅋㅋ) 라는 민슈가님의 발언에 힘입어 요즘은 나름 앞뒤 안가리고 하고는 있다.
아이를 재울때 좀 더 포용적이고 토닥토닥하지 못해 오늘도 미안함이 남는다. 엄마도 너무 피곤하고, 재우고 공부를 해야하는 상황이다보니 언제나 막판에는 '자, 자자'이렇게밖에 안되는 이 그릇작은 엄마를 이해해주려나. 오늘도 후회로 공부시작.
어린이집 휴원령이 내려왔다. 올게왔구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다. 일주일간 집에만 박혀있다. 아이도 물론이고 말이다.
공부도 안되고 육아도 안되고 모든게 핑계거리가 되는 이 시점. 그래도 정신줄 꽉 잡아야한다. 새벽에 5시에 잠들었다가 정오 전에 일어났다. 남편은 아침으로 바나나를 먹은것같고 아들은 죽을 데워줬나부다. 이 일상조차 너무 소중한데 뭐 하나 깨질까봐 두려운 요즘이다.
아이와 공부를 하는건 효율이 바닥을 치고 있다. 하지만 멘탈을 잡기 위해서 오늘도 셀프 희망고문을 한다. 꼭 합격해서 나중에 엄마공부법으로 책 하나 내야겠다고. 애한테 강타당하며(애가 신나서 놀다가 얻어걸린 강펀치) 공부하는법, 욱육아 속에서도 암기 하는법. 내 일기 블로그지만 막상 써놓으니 합격하고 싶다. 합격하고 싶다.
낮과밤이 완전히 바뀐지 일주일이다. 너무 힘들지만 워킹맘때만 하랴. 그때는 7시에 애 떼놓고 출근해서 1시간동안 버스에서 계산기붙잡고 회계풀고, 화장실에서 5분 공부하고, 점심안먹고 50분공부하면 뿌듯하다가 안되겠다싶어 식당에 가서 5분만에 밥먹고, 안들키려고 혼자다니고, 온갖잡머리쓰고 지하철 급행열차에 서서 민법문제풀고, 오면 아이와 함께 난리부르스 인조이 파워풀육아를 하다가 11시쯤 잠든 애를 놓고 오천만근이 된 몸뚱아리를 일으켜 나와서 새벽에 공부를 하기 시작하면 귀신같이엄마를 찾아 빽빽울며 엄마 찾아서 다시 방에 들어가고 그와중에 피곤해서 잠들어버리면 다음날 후회와 죄책감에 온몸이 타들어가는것같았던 이 생활. 그때보다는 낫지. 항상 그 생각으로 공부할수있음에 감사한다.
전국이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고있는 가운데 빨리 우리나라도 뭔가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 중국인들을 혐오하는게 절대아니고 중국조차 자신들의 도시를 봉쇄한 마당에 왜아직 선제조치가 없는지답답하다. WHO비상사태도 선포됐고 국내 확진자만 15명이면 외교적 민감사항이 있다해도 웬만한 명분이 다 갖춰진거 아닌가. 내가 정치를 몰라서 그러는건가. 이상황이 너무답답하고 기한이 없음에 좌절스럽다. 얼른 사태가 마무리돼서 봄이 되면 아이와 나가서 놀고싶은 마음뿐이다. 더불어 나의 시험1차관문도 통화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1차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항상 그렇듯 제대로 정리된 느낌은 없지만 막판 스퍼트를 내면 어찌어찌 되지않을까 싶었으나 어린이집 방학, 설연휴는 치명적이었다. 그런데 설 연휴에 이어 코로나 바이러스가 난리다.
엄마들 마음이 다 그렇듯 나 하나쯤이야 어찌돼도 어찌하겠는데 아이에 관해서는 과몰입이 된다. 결국 아이를 데리고 있기로 결정했다. 이건 나에겐 모험이나 마찬가지다. 지금 내 공부 진도로는 하루가 아쉬운 상황이고 아이와 함께는 공부 못할 스타일이다. 아까도 겨우 앉혀놓고 거의협박하면서 엄마 공부해야한다고 잔소리를 오천번도 한듯하다. 뭣이 중헌디. 이 말이 떠오른다.
공부만 생각하니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도 아이러니하게 고역이다. 이 시간에 한문제를 더 볼 수 있는데(지금 찌끄리는 시간도 마찬가지) 이 생각뿐이고 실제로 그런것과 관계없이 그런식으로 스트레스가 쌓인다. 이미 설 연휴로 공부패턴이 망가지고 머리는 돌로 가득찬 느낌이고 시험압박이 되니 결국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아내는 꼴이됐다.
정신건강과 공부를 위해 어린이집에 보낼 것인가, 그래도 데리고 있을 것인가. 나는 지금 이 시간까지도 공부를하면서 고민을 하고 있다. 고민할 시간에 한 자라도 더 봐라 라고 주변에서 말할게 고막에 환청이라도 들리는듯 떠오르지만 세상살이 인간마음이 그렇게 간단한 기저로 움직이지는 않지. 암튼 다시 공부
살을 빼고 싶다. 그냥 감량말고 라인을 잡고 싶다. 울퉁불퉁한 내 몸의모습이 우울하다. 어디하나 성한곳도 없는데 그렇다고 예쁘지도 않다.
공부를하지만 육아도 하다보니 책없이 멍때리는 시간도 많다. 아이를 보고 있을때 아이가 아이패드하고있을때. 그럴때 하루 10분정도 투자해서 나도 스트레칭을 하자. 그러면 분명 발전할거야.
나는 지금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4살짜리 아이를 키우고 있다. 그리고 영어공부를 위해 하루 30분 정도는 최소한 영어노출을 셀프로 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운동을 추가할 예정이다. 앞으로 하루하루 다시 차근차근 기록하고 발전해나가야겠다. 훨씬 더 맑고 밝고 건강한 내가 되고 싶다.
추석때 공부를 할수있을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아이가 아파서 결국 일주일정도를 야매수험생으로 살았다. 내심 죄책감이 들지만 나는 엄마로서는 최선을다했다. 공부를못하면 육아를 더 잘하면 되는거고 기특하게도 아들은 많이 보채지 않았다.
역시 또 정신적인 싸움이다. 아이가 아플까봐 걱정 공부놓치니 걱정. 시소를 타고 두가지 문제가 모두 나에겐 걱정거리다. 대부분의 일을 미뤄두고 몰아치는 스타일인 나는 유일하게 걱정은 미리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미리 미리 다 땡겨하느라 이번에도 꽤나 정신적으로 앓았다.
내몸뚱이 하나도 컨트롤하기 힘든 수험생활이다. 그날 갑자기 아플수도 있다. 그런데 내 분신이 있으니 리스크는 한 4배정도 된다. 일을 하지 않으니 남편한테 더욱 부담주기 싫어 온전히 더더욱 아이는 내가 돌본다. 그러다보니 이번에 미리 깨달았다. 1차 한번 공부해봤다고 타이트하게 잡으면 큰코 다칠수도 있다는것. 돌아가는것 같아도 잘 다져야겠다. 두번째 수험생이든 최근 1차를 치뤄본 사람이든 다 필요없다. 나는 언제든지 이 판이 엎어질 수 있는 곳에 서있다.
1개월정도의 시간적 여유를 만들자. 바로 1차시작이다. 억울하고 초조해도 길은 딱 하나뿐이다. 글을 쓰면서 오늘도 마음의 평화를 1포인트 추가하고 다시 또 오늘의 할 일을 해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