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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하고 싶진 않고 그냥 궁금하다. 흥미롭기도 하고 나쁠것도 없는 검사지만, 영재라고 판정되면 영재 교육원을 추천해주고 그런다는 말에 협찬의 스멜을 느끼기도 했다. 영재교육 시장의 영혼을 느꼈다. 영재라고 판명났을 때 거기에 휘둘리지 않을 부모도 흔치 않을 것이다. 그리고 휘둘린다 한들, 여건만 된다면 아이를 위해 양질의 교육기회를 제공하는건 나쁜일은 아니지. 진짜 영재든, 영재같아 보이는 평범한 아이든 영재교육을 해보고 아이에게 맞다면 모두가 윈윈이다. 다만 이도저도 아닌 이유를 붙여서 아이를 영재라고 믿게 한다음(물론 어느정도 똘똘한 아이일 것이겠지만), 이 교육 저 교육 다 시키면서 결국 학원이나 교육원을 운영하는게 아닌가. 거기까지 생각이 드니 영재도 돈없으면 그냥 거기서 끝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약간 소화가 안되는 포인트가 있다. 이곳저곳에서 너무 트렌디하게 몰아가는 느낌이다.
예컨대 '공부가 머니?'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종종 웩슬러검사가 나온다. 언뜻보면 '학습을 위해서는 아이의 웩슬러검사 결과를 보고 거기에 맞게 학습을짜야한다'로 보인다. 요즘은 학교에서 아이큐테스트를 안해서 따로 홍보하나? 나는 요딴 생각밖에는 못하는 그릇이다. 암튼 이 이유로 나는 슈돌같은 프로그램을 안본다. 싫어하는 수준이다. 아이들이 뭔 죄냐. 협찬이 문제지. 방송국은 99프로 협찬으로 굴러가기에 화면 안에 담기는 거의 모든건 PPL이라고 봐도 나는 무방하다고 본다. 그래서 그걸 보고 있으면 방송국 사람들의 광고 도가니에 들어가서 요리되는 기분이다. 이것봐 이거 예쁘지 이거좋지? 이거 좋은거야 한번 관심좀 가져줘봐. 많이사야 우리도 광고 많이 땡기지. 이런 느낌이다. 비약적인가? 언론사 사업하고 보면 이런게 보인다. 프로그램마다 조금 다르다는 빠져나갈 구멍도 하나 남긴다..ㅋㅋ

웩슬러검사에 딴지를 거는것도 아니요, 국가차원에서 오히려 지원해서 국가인재를 선별해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냥 괜히 혼자 열폭하는 것일수도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나 다들 멋진 모습만 보이니 가끔 내가 잘하는걸까, 나는 저런 검사는 안해봐도 될까, 엄마들의 정보의 홍수가 때론 부담스럽게 느껴져서 괜히 딴지를 걸어 보는 것. 아니면 자기만족의 거만일 수도 있다. 우리 애는 저것보다 잘한다구 정도의 도치필터.

하지만 얼마전 나와 아이에게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면 역시 나는 그냥 아이가 무리없는 정도로 평범하게 웃으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건강하고,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가진 아이로 키우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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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발화인가 그냥 흉내내기인가.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7세 이전 나의 목표는 '친숙해지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죠니는 영어를 잘할지 못할지 상상할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귀는 좋은것같다.(도치맘 필터 100프로) 귀가 좋다 함은 'hear'의 문제가 아니고 'listen'이다. 말의 억양이나 발음같은걸 캐치하는걸 즐긴다.

요즘은 차타고 영어동요를 듣는다. 하루에 모두 합치면 20- 30분정도 듣는것같다. 이와중에 영어 노래를 곧잘 따라한다. 원래 노래 LET IT GO, IN TO THE UNKNOWN 같은 것도 꽤 거의 다 잘 불러서 그런가부다 하다가, 생각해보니 아이 동요는 더 간결한 문장으로 돼있어서 따라하기 너무좋았다. 자꾸 따라하다 보니 입에 붙는다. 두유라이크 문장을 평소에 장난으로 잘 쓰고, 오케이마미, 아이러브유 같은 기본 발화가 되고 있다. 발화보다는 따라하기 정도. 그리고 사실 이 따라하기는 강력한 효과가 있다. 나중에 문장이 좀더정교해지면 특히 말이다. 그리고 자기가 직접 문장을 만들고 싶어한다. 맘 ~ 아이 기브~ 카. 이런식으로 나름 생각해서 하나 하나 하나 말을 해본다. 가끔 맞아떨어지면 나는 리액션장인 물개박수가 나온다. 잘하고 못하고 아직 갈 길이 너무 멀다. 그냥 영어는 신기하고 재밌고 친숙하다 이 정도로 계속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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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매년 터지는 비염이 제대로 터졌다. 나도 같이 터졌다. 병원을 갈 생각은 원래 안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애가 살짝 뜨끈하다. 이건 열이다. 온갖 상상이 들기 시작했다. 평정을 찾아 열을 재보니 놀랍게도 열은 정상이다. 37.5이상쯤 되려나 했는데 37도가 안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계속 온도 재는 사진이랑 동영상을 찍어놨다. 난 극도로 보수적이고 소심한 사람이기에 혹시모를 상황에 대비용,설명용이다. 아무리 재도 37이 안넘는다.

엄청 고민을 했다. 동선상 나는 문제가 없다. 설 이후 미용실도 안가고 애 머리를 바가지로 잘못자르기도 했고, 마트도 간적이 없다. 주변에 확진자도 없다. 그래도 나는 마지막 1퍼센트가 항상 찝찝한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와 관계 없이 생각을 해도 또 그건 그것 나름대로 문제다. 이맘때쯤 바람이 살짝 차가울때 아이는 목감기가 항상 왔었다. 내 생일이 6월인데 그때도 목이 살짝 붓기만 하면 열이 많이 났다. 내 생일날 병원대기하며 인증샷 찍었던게 기억난다. 코로나가 문제가 아니라, 만약 이걸 방치했다가 목이 많이 부은거면? 밤새 고열이 생길 것이라고 5년 빅데이터가 예측하고 있다. 고열이 나면 코로나때문에 응급실이니 선별진료소니 생각하면 머리가 아팠다. 검색해보니 어떤 곳은 애가 열이 난다고 하면 오지 말라고 한다고도 했다. 그래서 차라리 지금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차로 운전해서 병원에 간건 처음이다. 주차문제로 너무 걱정됐지만 그것보다 더 큰 걱정이 있기에 용감하게 길을 나섰다. 자차로 이동하는게 아무래도 여러모로 깔끔하니까. 올라갈때도 계단으로 올라갔다. 항상 대기가 많던 병원도 아무도 없다. 앞 환자 한 명. 접수대에서 열이나 이런거 특별히 물어보는 상황은 없었다. 나도 일단은 코로나나 열때문에 온것도 아니지만(기침도 없었다),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서 결백을 증명할 다양한 증거가 있었다. 그래야 혹시 무슨 일이 닥쳐도 '와 진짜 개념없다'하는 욕을 덜 들을 테니까. 그런 생각만 나더라.

평소처럼 진료실에 들어가서 '매년 오는 비염같다. 열이 있는것같았는데 열은 36.8도 정도다. 찬바람에 킥보드타서 목이 부은것같다' 정도 설명했다. 의사샘은 우리가 단골(?)이니 알아서 봐주신다. 다행히 목은 많이 안부었단다. 다행이다. 그리고 코만 좀 꽉찬 정도. 나는 우리집 체온계가 고장일 가능성에 대비해 열을 재보고 싶다고 했다. 의사샘이 원래 애기들 아침에 따뜻하다고 뭘 그정도로 열을 재보나 하는 뉘앙스로
말했다. (기분나쁘게 한건 아니다) 그래도 난 혹시나 해서 재달라고 했다. 결과는 36.2. 민망했으나 안도감이 들었다. 됐어. 다행이다.

신속하게 나와 약국에 가서 약도 처방 받았다. 항생제도 없는 코미시럽을 받고 아이와 신나게 나왔다. 항생제는 맛이 너무 없어서 빨간약만 받은 아이도 기뻐했다. 바로 아랫층에서 똑같이 파는 구미젤리가 여기선 500원이 더 비쌈에도, 그냥 오늘은 약국에서 사줬다. 굳이 다른 공간에 또 다른 동선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런 극도의 보수적인(?) 사람이다.

코로나로 병원가는것도 너무 무섭고 걱정된다. 나때문에 누군가가 피해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아이와 너무 답답할때 집앞에서 탔던 킥보드가 야속했다. 아이는 오늘 킥보드로 주차장을 돌지 못하고 들어갔다. 그래도 이렇게 마무리된걸 진심으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이 시국에 열이라도 심하게 나면 거쳐야할 각종 심리적 장벽과, 절차들이 산더미기에. 나는 담담하지 못한 일희일비 애미라, 겪어야할 걱정을 미리 사서 걱정했다. 그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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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은 아직 안했다. 오리엔테이션도, 입학식도 없다. 보건복지부에서 개학 공문이 온것도아닌 무기한 방학이다. 그런데 슬슬 한두명씩 등원을 하고 어린이집도 한명두명 받기 시작했다. 나도 저번주에 한시간 보내고 이번주 한시간 반씩 보내고 있다. 안다닐것도 아닌데 나중에 우리 아이만 적응 못하는게 일단 걱정됐다. 또래가 형성될 입학 초기가 중요하다. 그리고 나도 다시 시험준비를 해야한다. 아직 비정상 궤도지만 이때쯤은 궤도에 진입은 해야 슬슬 달리지.

설 이후 집콕 생활로 아이와 하루종일 3달정도 24시간 부대낀 경험은 내 인생 특별한 경험이 됐다. 밝은 빛만은 아니었다. 개인사라 공개하진 않겠지만 고통스러운 점이 있었다. 흔한 육아고민같은 것이다. 지금도 그 고통이 다 아물진 않았다. 다만 이런 힘듦이 한번 정도 미리 와버리니, 앞으로 인생의 백신처럼 약간 대비를 하게 됐다. 아이에 대해서도 좀 더 이해를 하게 됐다. 자는 시간 제외하고, 워킹맘으로 하루 4시간 육아를 할때랑, 전업이지만 수험생이라 어린이집에 보내 하루 7시간 육아를 할때랑, 밖에 자연스럽게 나가고 친구들도 만나면서 12시간 할때랑, 아무데도 못가고 오로지 집에서만 12시간 할때는 각각 차원의 문을 열고 방을 바꾼 것 같이 결이 다른 삶이 펼쳐졌다.

내가 겪은 일이 부디 앞으로의 우리의 인생에 거름이 되길. 진심으로 기도하고 바란다. 시험이고 뭐고 아이만 생각하고 아이만 보는 이 시절은 내 인생에서 이때가 아니면 불가능했겠지. 시간은 흘러간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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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칭 '엄마표영어'의 그 뭔가 체계적인 것은 안하고(못하고) 있지만 끈은 놓지 않고 있다. 그러다 문득 실패기가 궁금했다. 생존자편향이 생각난 것이다. 성공기가 아니라 실패기를 잘 봐야한다. 왜 실패했고, 어떤 실패를 했고, 어떤 문제가 따라올 수 있는지(가령, 고학년이 되어 영어를 거부한다든지) 이런 점을 유의해야한다. 실패기는 잘 드러나지 않기에, 용기내서 말해준 선배엄마들의 주옥같은 조언을 적극 흡수할 요량이다. (그러나 실패기는 생각보다 많지가 않았다.)

그런데 <엄마표 영어 성공기 or 실패기>라는 주제에선 특이한 지점이 있다. 그 목표가 무엇인가에 관한 것이다. 누군가의 목표는 외고 진학, 누군가의 목표는 수능만점, 누군가의 목표는 일상대화다. 엄마들마다 다르다. 각각의 목표치에 따라 실패냐 아니냐가 갈린다.(성공이냐 실패냐 결국 엄마가 판단하고 공표하는거니까) 엄마표 영어 실패기라고 나온 글이라고 해도 잘 보면 아이가 영어를 엄청 잘하는데 외고만 못갔거나 하는 케이스도 존재하는 것이다. 이건 실패인가 안실패인가.

아직 뭘 많이 연구한건 아니지만, '끝 지점을 생각해보자'가 머릿속에 남았다. 영어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다. 목표하는 지점에 다다를 때까지 지속가능한지가 일단 중요하고, 그 목표가 아이의 인생에 가치 있는 일이 될지가 또 중요했다. 아이를 위해 하는 것인데 막상 아이가 스트레스 받거나 원하지 않거나 필요하지 않을수도 있다. 통상 말하는 엄마표영어를 하려면 언어적 머리가 어느정도 뒷받침 돼야 하는 것도 사실이고 말이다.

결론은, 아이를 이해하고 자신에 대해 공부하는게 더 우선순위가 된다. 실패기 중 많은 케이스는 아이가 영어를 싫어하게 되는 것 같다. 질려버린다고들 한다. 아마 이 이유때문에 많은 분들이 책 선택에 고심을 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읽을 수만 있다면 책을 확실히 매력적인 학습수단이니까.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를 관찰해보고 아이가 영어를 즐겁게 여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에서 내 역할이 형성되는게 아닐까.

난 책이나 문자 관련 문제는 7세 전후로 나누는걸 좋아한다. 각종 주장에도 불구하고 뇌과학이 팩트가 제일 강력하니 말이다. 7세 이전의 아이들은 독서 행위가 어른과는 차원이 다른행위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특수 영재 제외) 문자를 식별하고, 음성으로 읽어내고, 읽어내는 글자의 뜻을 떠올리고, 그 뜻이 가리키는 의미와 그 의미들을 이전 기억이나 지식 속에 버무려 또다른 뭔가를 떠올리거나 하는 일련의 행위가 독서다. 이 과정은 7세 이하의 어린이들은 할 수 없다. 영어도 당연히 마찬가지가아닐까? 이를 고려해 내 엄마표영어의 지향점과 목표점을 정해봤다.

일단 7세 이전까지는 영어라는 세계가 있다는걸 인지시킨다. 그리고 영어를 낯설지 않을 정도로 친숙하게 만든다. 매우 간단한 일상 회화 혹은 그냥 내가 말하는 내용을 알아듣고 대답 정도는 할 수 있는 상태까지 되면 더할나위 없겠다. 그리고 7세~8세엔 한글을 기준으로 독서를 점점 늘려나겠다. 5대5로 할 수 없으니 중점은 일단 한글이다. 이때쯤은 외국인 친구를 사귀게 해주고 싶기도하다.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것을 구체화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엄마 뇌를 닮았다면 충분히 다 커서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일단 7세까지 목표를 정하니 그 뒤는 잘 모르겠네. 7세까지라도 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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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이미 손을 놨다. 시험일정은 아직도 잡히지 않았다. 2차 공부는 그야말로 대수선을 해야하는데 깨짝대다 오히려 박살날 구조고, 1차라도 잘 유지해야하건만 나는 정신력만 소진하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유지하던 새벽공부로 체력이 급격히 과도하게 추하게 소진됐고 아이가 눈깜빡임이 시작된 이후로 나는 공부고 뭐고 아이와의 시간을 최우선으로 뒀다. 아이와 말도 많이하고 안아주기도 많이하고 놀아주고 같이시간보내고 사랑한다고 아무리 많이해도 최근 내 상태가 진짜 안좋았던 것 같다. 퇴직하고 보는 첫 시험이었고 코로나로 예민했다. 8년전 시험 전날도 집안 분위기 개판으로(?) 만들었던 것 같다. 세상 예민보스 최종보스. 그런 내가 애를 키우며 공부하며 코로나로 종일육아를 견뎌야했기에 내 멘탈은 이런 데서 무너졌다.

그래도 실행력과 추진력은 좋다고 본다. 모든걸 바꿨다. 우선순위를 바꾸고 제일 큰 원칙을 바꾸면 세세한건 알아서 바뀐다. 아이와 놀면서 공부하겠다는 말도안되는 욕심을 버리니 내가 더 편하다. 포기와 비슷하지만 포기하진 않았기에 좀 묘하게 다른 느낌이다. 뭘 해도 아이와 함께하고 멘탈만큼 약한 두부체력으로 할 수 있는건 꾸역꾸역 몸뚱이를 이끌고 아이를 태우고 드라이브 쓰루를 즐기는 것. 시간도 잘 가고 운전할때만큼은 내시간이라 좋고, 맥도날드 아이스커피 하나로도 행복하다. 마스크를 하고 킥보드를 가지고 핫도그 하나 테이크아웃해서 들어와서 그걸 잘라주고 주스를 갖다준다. 그러면 아이가 신나게 말하면서 먹는다. 그리고 내일 또 가자고 한다. 그런 일상이다. 감사하다.

아이의 증상은 평소엔 거의 없고 뭔가 긴장될때 깜빡임이 있다. 그리고 핸드폰을볼때 그런다. 근데 내가 안구건조가 심해서 요즘 그런 증상이 있다. 나를 따라하는건가?. 결막염 약은 다 넣었다. 마치 긴장될때(나쁜 긴장만을 뜻하지 않는다) 머리가 막 팽팽 돌아가는데 가만히 있긴 뻘쭘해서 뭔가 계속 돌리는 느낌같다. 크게 문제될건 없지만 내가 그냥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어서 볼때마다 안쓰럽다. 그리고 또 사랑이 느껴진다. 지켜줘야하는 내 아이다. 아이와의 과도한 동기화가 내 삶과 정신건강을 갉아먹는대도 나는 그러할 마땅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 사랑이 더 크다.

어린이집에 안가기에 이런 일상이 반복된다. 베이블레이드, 개구리팡팡, 메모리게임, 알파벳놀이, 글씨낙서, 엄마한테 몰래 쪽지쓰기, 농구, 축구, 킥보드, 책읽기 요즘의 감사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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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깜빡임 증상이 조금 있었다. 안과에 갔더니 약간 결막염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원인이 아니고 다른 원인이 있을까봐 전전긍긍했다. 눈을 한번 깜빡일때마다 수천가지의 스토리가 죄책감과 함께 몰려왔다. 공부한다는 이유로, 쉰다는 이유로 티비를 많이 보여줬나 싶지만 솔직히 억울했다. 나에게나 너에게나. 여기저기 알아보고 검색하고 난 결론은 뇌가 폭발적으로 성장할때 있을 수 있는 증상이라는 것. 1000명중 993명은 어느순간 사라진다는 것. 이것 또한 훗날 '내가 왜그렇게 슬퍼하고 걱정했나'라고 말할 수 있게 지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뭔가 증상을 자각한 이후로 모든 미디어를 끊었다. 그리고 나의 짜증스러운 태도도 싹 바꿨다. 절실하면 그렇게 되더라. 내 공부의 면죄부일지라도 나는 아이가 더 소중하다고 생각했다. 밤 공부를 끊고 무조건 체력보충을 위해 잤다. 자다가 깨서 엄마 데리고 들어오곤 했는데
행여나 불안함을 느끼는 것일까봐 공부를 더 안하고 그냥 잤다. 안자더라도 옆에 있었다. 오로지 아이만 생각했다. 코로나 집콕으로 이래저래 내가 너무 힘들지만 이것만이 나와 아이를 행복하게 할 한가지의 방향이라고 생각하면 엄청 힘들진않다. 때문에 일주일간 내 공부시간은 제로로 수렴하지만 나는 우선순위가 뭔지 안다. 나는 아이가 중요했다. 혹시나 문제가 될까 나는 눈깜빡임 한번에 속이 몇번이나 찢어지지만 겉으론 티내지 않았고 밤에 아이가 잠들면 눈물이 쏟아졌다.

아이가 너무 발달이 가속도가 붙어 그런건가 싶기도 했다. 아이는 이미 한글은 뗀지 좀 돼서 읽는건 다 읽고 쓰는것도 요즘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과를 아침에 적어놓는다. 영어 오지라퍼 아들이다보니 노출이돼서 오늘은 mommy do it again 하기도 하고, 알파벳은 한글보다 먼저 뗐었다. 근데 이건 내가 잘해서가 아니고 유튜브의 힘이다. 그래서 나는 힘들다는 핑계로 아이에게 유튜브를 허락했었다. 근데 그게 미디어증후군처럼 온건 아닐까 심각했다. 아이의 뇌는 각각 맞는 속도가 있는데 거기에 인공적으로 가속도를 밟은건 아닐까? 빠르게 지나가는 화면과 쉴새없이 나오는 소리 속에서 아이는 신나게 그 위에서 춤추는듯 보이지만 실상은 그만큼의 피지컬이 아직 안돼서 몸은 멈추고 뇌는 공회전(?)을 계속 하는 느낌. 뇌는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끊임없이 치고들어오는걸 신나게 받아들이다가 체한건 아닐까 생각했다.

내가 맘이 앞서갔구나, 내가 들떴었구나. 내가 다 잘못이다. 내가 급하구나. 내마음이 불안하구나. 내가 그랬구나. 나를 돌아본다. 이제 아이는 읽고쓰고 말할줄 아는 어엿한 어린이다. 내가 쓰는 특이한 말 하나까지 다 따라하는 아이다. 그 뜻은,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을 넘어, 이제는 엄마의 심리상태나 태도도 복제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것이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 자식을 보면 부모가 보인다. 이런 말이 떠오른다. 내가 좀더 안정적인 자세로 삶을 좀더 담담하고 담백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아이를 통해 나를 다시 보게 된다. 결국 그게 아이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였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곧게 잘 살아간다면 아이가 설령 지금 불안해서 그러다가도 금세 나아질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중심이 있으면 아이가 그 중심을 봐줄 것이다. 그러니 나는 나를 좀 더 챙겨야겠다. 우선순위는 아이지만 아이를 위해선 내 삶도 챙겨야한다. 엄마의 삶은 보람차고 책임감이 막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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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라고 함은, 그저 아이가 갑자기 뭔가 말할때 영어로 먼저 말하는 것? 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이에게 집중 인풋을 주고 1년 안에 발화를 바라는건 애미 욕심일것같다. 한국어도 1년은 들어야 엄마 소리가 나오는 거니까. 그래도 1세때의 1년이랑 5세때의 1년은 질적으로 다를 것이다. 나도 모르게 영어를 막 적극적으로 알려줄 수도 있고. 자연스러운 발화보다는 습관처럼 나올 수도 있다. 어쨌든 그 그전에, 문장으로 내가 알려준것 중에는 알러뷰, 굿나잇 마미 정도를 죠니가 할 수 있었고 그 외의 문장은 아예 무슨 소리인지를 알고 말한 적은 없었다가 오늘 또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것같아서 기록한다.

어제 예쓰 아이두를 대답했었는데 그와 같은 문맥 속에서 '두유라이크?' 문장으로 오늘 자기전에 대화놀이를 주고받았다. 만화에 나오던 문장 그대로 했다. 죠니가 나에게 '두유라이크 아보카도캔디?' 하면 나는 '노 아이돈트. 야키!' 하는 것이다. 또 '두유라이크 피치?' 하면 내가 '예쓰 아이두' 하는 것이고. 그 전에 3일전쯤 뜻 전혀 모르고 그냥 아마 만화에서 나오던 말을 따라한것 같은 '두유워너 대란'이 있긴했다. 앞피코 앞피코~ 두유워너 배틀 앞피코~ 이걸 부르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주는 두유라이크, 두유워너 주간으로 정해본다. ㅋㅋ 코로나방학으로 하루종일 할 놀이가 떨어졌을때 영어 노출이 시작된다. 그래 그거라도 보자. ㅋㅋ

잠깐 동네 슈퍼가서 신난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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